따르릉 소리가 들린다.
드르륵거리는 진동이 울린다.
그러면 전화를 아니 받을 수가 없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니 누가 하는 전화이든 받아야 한다.
아주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
신호가 오면 전화를 무의식적으로 받는 자세가 몸에 뱄다.
현직 재직 시에 유사시를 대비하여 늘 대기하는 자세이던 것이 퇴직 후 재취업한 상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연락이 오면 얼른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다 보니 엉뚱한 돌을 맞을 때도 있다.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 막 수저를 들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얼른 꺼내서 쓱 밀어봤다.
070으로 시작되는 전화였다.
99%는 안 받아도 되는 전화일 것이기 때문에 바로 끊었다.
짜장밥을 한 숟가락 뜨고 단무지를 잘라 먹는데 또 전화가 왔다.
짜증이 났지만 좀 미심쩍어서 받았다.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아가씨의 음성이 들리는 것이 뻔해 다시 끊었다.
밥맛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초치는 데 선수들이다.
거기에다가 초치가 는 것을 간 보며 재차 확인하는 감독들이 좀 괘씸했다.
싫다는데 왜 그러는가.
여론 형성층이 아니니 여론조사에서는 빼주고 전화를 안 했으면 좋겠다.
금융 고객 신분을 이미 떠났는데 싼 이자로 대출해준다고 하는 안내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지금 쓰고 있는 멍텅구리 비슷한 전화기로도 아무런 불편이 없으니 최신식 전화기를 싼 전화 요금으로 사용하게 해준다는 통신 대리점의 사탕발림은 약발이 안 먹힌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같은 사람인지, 같은 회사나 단체인지는 모르겠다.
아니라는데 왜 그렇게 붙잡고 늘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참 줄기차기도 하다.
참 질기기도 하다.
댁은 불편하더라도 나는 사생결단으로 해야 한다며 들이미는 것을 보면 어지간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 인내심 테스트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한 건 건지려고 기울이는 노력일 것이다.
가상하긴 하나 피곤하고 짜증스러워 인제 그만했으면 하는 상대방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그런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어디를 가든 가라지는 있기 마련이고, 그 가라지도 때로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편을 갈라 감정 상하고 상처받을 정도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카톡과 문자와 인터넷을 비롯한 자유 반입 상태까지 이른 sns 활동도 마찬가지다.
분명 순작용도 있지만 역작용도 있으니 그를 적절하게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다고 천방지축으로 하다가는 화를 당할 수도 있고, 싫다고 논밭에 농약을 뿌리듯이 하면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애까지 버리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그를 고려하여 잘 써야 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100%가 불가능한데 100%를 만들려고 하면 되지도 않을뿐더러 본인만 괴롭다.
전기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인생살이와 세상만사에는 내우외환이 있듯이 전기에도 내란(內亂)과 외란(外亂)이 있다.
전기 품질 기준은 정주파수 60Hz(변동허용 폭±0,2)와 정전압 220V(변동허용 폭±13)다.
주파수 60과 전압 220 수치대로라면 가장 품질이 좋은 전기를 공급하고 사용하는 거다.
그러나 그리 할 수가 없다.
엄청난 투자와 정교한 관리를 해도 완전 100%는 불가능하다.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전력계통에는 전기 품질 저해 요인인 순시 전압강하(Sag), 순시 전압 상승(Swell), 정전(Interruption), 서지(Surge), 고조파(Harmonics-Distortion), 노이즈(Noise), 플리커(Flicker)라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전기 잡음 현상이 늘 존재한다.
그래서 상하한선의 변동 폭의 여유를 둬 그 정도면 품질 좋은 전기라 규정하고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전기에는 잡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를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개선해 나가는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100% 완벽한 전기를 원한다고 고집한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니 전기를 아예 안 쓰는 길밖에 방법이 없다.
그래도 나는 아니라고 우긴다면......, 상상에 맡길 일이다.
초 치는데 선수인 양반, 인제 그만 하십시다.
초 치는데 확인 사살하는 또 다른 양반, 자꾸 그러면 코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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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