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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저 사람들 왜 저러나

by Aphraates 2021. 9. 5.

삼천포 입구에 남양면이라고 있다.

고추장 전문회사인가 하는 회사 "신송"의 본향이기도 하다.

그 곳은 지금 몇 년 째 도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하면서 차량 운행을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인도도 없어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데 그를 웃기라도 하듯이 우산 을 쓰고 걸어가는 두 사람이 있었다.

데보라와 아프라아테스였다.

 

문학소녀나 방황하는 소년 티를 내느나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남일대 입구 향촌 집에서 삼천포 시내를 가로 질러 성당에 잠시 들렸다가 소나무 숲이 있는 식당을 찾아간 것이다.

대전을 오가면서 보니 "전국 3대 해장국"이라는 밝고 환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차들도 제법 있는 것이 명가라고까지 하기는 그러나 괜찮은 듯한 것 같아 찾아간 것이다.

점심 한 끼니 먹자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운동도 하고, 걸으면서 주변 풍경을 느껴보고도 싶어서였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질턱거리는 공사판 길을 걸어 식당에 도착하니 만보기로 13,00보였고, 해장국 한 그릇 때리고 가로 지르는 골목길을 찾아서 집에 되돌아오니 도합 23,715보였다.

 

생극 해장국은 예상했던 대로 푸짐하고 맛있어 가성비가 좋은 편이었다.

찾아온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더니 주인장과 마나님이 그러시냐면서 원래 댁이 어디냐고 하여 대전 둔산동이라고 하였더니 제법 아는 눈치였다.

생국 해장국 상호는 뭣을 의미하느냐고 하였더니 충북의 생극 지역에서 유래됐단다.

음성군인가 진천군인가의 면소재지로 천주교 사회복지설인 "꽃동네"가 있는 곳이어서 더욱 끌렸다.

 

삼천포에 아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질턱한 길을 걸어가는 우리를 보고 "저 사람들 왜 저러나" 하면서 혀를 찬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깊지 않은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면 고개를 끄떡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앞서 훨훨 날아다니는 데보라를 쫓아 가면서 슬로우 슬로우를 외칠 정도로 녹초 상태였지만 해장국 한 그릇이 피가 되고 살이 된 것처럼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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