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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보원이덕

by Aphraates 2021. 9. 20.

동물의 세계는 K 본의 프로다.

외국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주로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 밀림 지역의 동물 생태를 관찰한 영상이다.

때로는 극한 지역인 남극과 북극을 무대로 하거나 열대지역인 아프리카 사막이나 남미 정글 지대를 무대로 하여 동물의 생존 모습을 다루기도 한다.

내용은 무한경쟁의 적자생존 모습을 다룬 것으로 현지 사람들로서는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보기에는 아주 이색적인 모습이다.

 

한때는 그 프로를 즐겨봤다.

지금은 흥미가 좀 떨어졌다.

우연히 걸리면 지나치는 식으로 보는 정도다.

제작사는 미주, 구주, 일본을 주축이 되어 다르지만 아이템과 내용은 중복되는 것이 많다.

자연 그대로의 실상보다는 임의로 각색되거나 보호구역에서의 동물 세계를 보여주는 부분들이 늘어나 신기하거나 신선함이 덜 하다.

 

대신에, 대신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 세계에서 동물 세계 모습을 접하고 있다.

같이 비교하는 것이 탐탁스럽지 못하다.

약육강식 논리는 동물 세계나 인간 세계나 기본적으로는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순수한 본능적인 것이 아니라 불순한 본능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러다가 우리는 어찌 되는가 하는 걱정이 된다.

안 좋은 쪽에 서 있으면서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시키는 게 서글프다.

그게 죽 이어 온 인류 역사이기도 하고 또, 진행되는 현재와 진행될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

 

큰 판이 열리고 있다.

격동의 나날이다.

판 참 복잡하기도 하다.

신박(새롭고 신기함)하기도 하고, 천박(품위 없고 상스러움)하기도 하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이기도 하고, 암묵적이고 퇴행적이기도 하다.

아이는 싸워 가면서 크고, 역사는 도전과 응전하면서 발전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직접 체험하는 입장에서는 괴롭다.

 

적자생존의 무한경쟁이다.

그래도 즐거운 한가위에 그런 야수의 모습을 끄집어내는 것이 싫다.

명절에 회개와 용서와 화해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데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다시 달고 도망치다시피 나오는 모습이 딱하다.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배신이든, 패륜이든, 변절이든, 전향이든, 역모든 시류를 따라 생존 경쟁을 실천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했다.

선행도 하는 사람이 하고, 악행도 하는 사람이 저지르는 것이다.

뭐든 해본 자가 하는 것이고, 한 번 하면 두 번 하기는 쉬운 것이다.

 

지식과 기술, 역량과 경험을 선하게 쓰지 않고 악하게 쓰는 것은 부도덕의 극치라며 인간 취급도 안 하려고 하니 갈수록 험악해지는 괴로운 시련이다.

시앗 싸움엔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처첩지전 석불반면(妻妾之戰 石佛反面)속담은 속담으로 끝이었으면 한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의 소인이 아니라 원한을 덕으로 갚는 보원이덕(報怨以德)의 대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동물의 세계에서는 알래스카 불곰을 보여줬다.

비슷한 영상을 하도 많이 봐서 정면이 어찌 전개될 것인지 뻔히 보여 눈여겨 보이질 않았다.

대신에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사들의 수난사가 자막을 통하여 지나치고 있어 눈여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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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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