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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맹신

by Aphraates 2021. 11. 1.

그래서 문제다.

 

미당 선생.

아니, 김 씨.

오늘은 뭘 갖고 그리 심사가 뒤틀리시는가.

다 그럴만한 일이 있습니다.

 

오랜 병마에 시달리다 가신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평가가 다양하다.

미당 선생은 평가 유보다.

많은 사람이 그런다.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제는 인간의 영역을 넘은 분이다.

그런 분을 놓고 인간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부질없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절대자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다.

조용히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추앙하는 것도 경시하는 것도 부적절하니 묵묵부답으로 임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그런데......,

목불인견은 사라지지 않는다.

상가 안에서 출정식이라도 하듯이 애국자라고 칭송하거나 상가 밖에서 규탄대회라도 하듯이 현수막을 흔들어대는 모습을 보고 맹신과 신봉이 떠올라 영 불편했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후손들조차도 치를 떠는 일제 36년사를 두고 외세에 의한 불가피한 개국이자 발전을 위한 문호 개방이라 강변하는 을사오적처럼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12.125.18을 불가피한 상황에서 구국의 영단이었다고 주창하는 추종자를 보니 손가락질을 안 할 수가 없다.

 

추도사에서 <"문맹률 80% 난장판서 통치기능 참여 숙명이었을지도"> 라고 했다는 기사에 맘이 착잡하다.

사진을 언뜻 보니 진영을 가리지 않고 킹 메이커를 자처하시는 노익장인 줄 알았는데 그 분은 뒤편에 앉아 계셨고 다른 분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자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었다.

권위주의 시대에 미당 선생이 어른으로 모셨다.

은근히 디스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다며 닥치고를 외치고는 아픈 상처에 소금뿌리듯이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을 보고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역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말하고 싶다.

식솔들이 문 꼭꼭 걸어 잠그고 하는 이야기라면 몰라도 공개적으로 만방에 고하는 것은 아니라 하고 싶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가 수반되는 것인데 아직도 그런 비슷한 행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고 과감하게 청산되어야 할 구태와 구습이 아닌가 한다.

 

금기사항이다.

진정한 충신이라면 고인을 욕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해야 한다.

다 옥석이 가려지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다 아는 사실인데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신념이 아니라 아무 소용없는 맹신의 허무 개그가 아닌가 한다.

사적으로는 결초보은인지 모르지만 공적으로는 배은망덕이라는 것을 우수한 두뇌와 해박한 지식과 노련한 경험으로 깨달았으면 한다.

 

양력이긴 하나 동짓달 첫날에 왜 그런 소리를 하는가.

어제 시월의 마직 밤에 툴툴 털어버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그날 하루 벌어서 일 년을 산다고 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눈썹이 휘날리며, 고무신 타는 냄새 나도록 뛰어다니는 이() 가수한테 찬물 뿌리고 싶지 않기도 했고, 지난 과거를 욕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다가오는 미래에 부딪혀 마무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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