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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눈과 이가

by Aphraates 2022. 3. 2.

피곤하면 눈()과 이()가 불편하다.

몸 전체로 나타나기 전에 거기부터 신호가 오는 것이다.

불편하면 어찌하는가.

더 불편해지는 것을 넘어 병으로 이어지기 전에 얼른 피곤함을 덜어줘야 한다.

몸에 맘에 걸리는 과부하를 줄여줘야 한다.

물론 과부하에 안 걸리게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간단친 않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어가면서 하라던가, 일도 좋지만 건강이 먼저니 우선 몸을 생각하라던가, 충분한 영양 섭취와 수면과 휴식을 취하라 다던가 하는 등 원론적인 자기보호를 말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혹사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걸 다 감안하면서 살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질 못하기 때문에 오버하거나 언더하는 것이니 가까스로 감당하면서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눈이 침침하고 이가 욱신거린다.

피곤하다는 것이고, 계속되면 병으로 이어가겠다는 심신(心身) 신호다.

그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그냥 함께 가야 한다면 몰라도 알고 함께 갈 수 없다고 반발하는 것은 그만큼 저항력과 면역력이 있다는 의미이니 잘 관리하면 바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데보라한테 표를 내면 집안 분위기 안 좋을 테니 그럴 순 없다.

제주 월동 무 두 자루를 사러 오정동 농수산 시장에 갔다가 잘못하여 안경을 떨어트리고 밟아 거금이 들어갔지만 깍두기를 담그며 싱글벙글하는 사람 기분에 초칠 일이 없어 한 주 후에 안경을 찾아와서는 이실직고하여 화기애애한 부부지정을 실천했던 기조를 변화시키고 싶진 않다.

 

차 안과 트렁크에 빡빡하게 싣고 온 삼천포 살림살이를 둘이 역할 분담하여 임시로 정리해 놓고는 뜨거운 물로 노곤 노곤할 정도로 샤워를 했다.

가방에 늘 갖고 다니는 책은 꺼내지도 않았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아파트 중앙 통로를 바라보니 화요 장터임에도 불구하고 행객은 별로 안 보였지만 편안했다.

따뜻하게 해 놓은 거실 이부자리에 들어가 열띤 정치 평론가들이 양 진영으로 갈려 열띤 논쟁을 벌이는 프로를 시청하다 보니 얼마 안 가서 스르르 잠이 들어 깨보니 밖이 캄캄했다.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볼테기를 두드리면서 상태를 살펴보니 거뜬하여 불 켜진 아파트 단지가 정겹게 느껴졌다.

늘어지던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회복된 것이다.

내가 의사고 간호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가능하며 무리하자는 각오를 다시 하기도 했다.

 

오늘 다시 삼천포로 내려가서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와야 하는데 지도를 펼쳐 놓고는 어느 길로 갈지를 생각해보았다.

경상도 길이고 전라도 길이고 안 가본 길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좀 일찍 출발하여 서해안과 남해안의 다도해와 한려수도를 거쳐 삼천포로 가 볼까 하는 데 안전 운전과 건강 관리를 고려하여 삼천포에서의 끝날 출근 부임(赴任)과 끝날 귀임(歸任) 노선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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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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