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부여를 흐르는 금강 이야기였는데 낙동강이 나왔으니 "당황하셨어요" 이다.
그러나 강은 같은 강이고, 금강과 낙동강을 엮을 이유가 있다.
1966년 여름일 것이다.
집을 떠나본 적이 없던 칠갑산 촌 아이가 공주로 유학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지만 눈만 뜨면 엄마 생각이 나고 집이 그리워 눈물의 나날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학교에서 하숙집에 와보니 종길이 형이 와 있었다.
얼마나 반가왔던지 둘이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
얘기는 별로 없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형은 동생 어깨를 두드려 주며 손을 잡고 가 호떡집에서 호떡을 사주며 먹으라 했다.
형도 먹으라 했더니 자기는 많이 먹었다며 "하나 더, 하나 더" 하면서 배부르도록 먹였다.
그렇게 하고나서 형을 중동의 차부까지 배웅하려고 나섰다.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호서극장 옆에 있는 전파사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려서 무슨 노래인지 잘 몰랐지만 형과 헤어지는 것이 싫어 느린 걸음으로 가다가 멈춰 서서 그 노래를 몇 번이고 들었다.
형이 혼자서는 도저히 동생을 찾아 공주까지 올 수는 없었을텐데 어떻게 왔는지 형이 요절한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한 것이 있다.
형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그 때 그 시절의 호떡과 노래다.
공주르 오갈 때 주로 강건너 전막(신관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산성 안의 시내로 들어갈 일이 별로 없지만 가끔은 그 길을 가서 내려 돌아보곤 한다.
또 여전한 것이 있다.
군대이야기 하듯이 해도 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가 "태극기 휘날리며"의 2편이라고까지 하는 이 이야기와 종길이 형한테의 죄송스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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