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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안 쓰고 안 하면 된다 했는데

by Aphraates 2022. 6. 19.

물가가 오르고, 화폐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 때 아주 적절한 대응 방법이 있다.

안 쓰고 안 하면 된다.

 

그런 기조였는데 안 먹히는 것 같다.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간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런 말을 당당하게 할 때는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덜 쓰고 덜 하면 된다는 복안이 있어 느긋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닌 듯하다.

살인적인 더위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는데 살인적인 물가고라는 말이 안 나오라는 법도 없다.

엄중하단다.

그게 서서히 다가옴을 느낀다.

고난의 행군이 될 것 같다.

돈 쓸 일이 상대적으로 적고, 할 일도 많지 않아 시류에 무딘 OB가 그럴진대 현장에서 부딪히며 쓰고 해야 할 일이 날로 늘어나는 YB는 사태가 심각할 것 같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이거나 흙수저에서 천신만고 끝에 금수저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이야 물가고(物價苦)에 신음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락(物價樂)에 화장실 가서 웃을지도 모르는데 참 어렵게 됐다.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라도 보여야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찬 기합을 넣으며 나아갈 수 있을 텐데 겹겹이 이어지는 국내외 악재가 언제나 해소될지 요원해 보여 시름이 크다.

 

그러나 낙심할 것은 없다.

계산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데 막상 부딪혀서 해보면 할만한 것이 있는데 경기(景氣)도 마찬가지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경기는 사이클 즉, 흐름이다.

악화될 때가 있으면 호전될 때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가 잡아야 한다.

그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사이클이 흐트러지고 찌그러지면서 더 많은 인내를 요구할 수도 있으므로 그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정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거시 경제와 미시 경제 지표가 동시에 하락추세란다.

코로나 때문에 돈은 많이 풀렸고, 물가와 금리는 오르고, 유가와 에너지 가격은 천정부지고, 증권과 비트 콘은 침체일로이고, 부동산 가격은 고공 사태에서 요지부동이고, 지원금과 보전금 늘려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기업 활성화와 낙수 효과를 기대하며 세금을 인하하고......,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도 틈새가 벌어지고 누수가 발생하는 것인데 그렇게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으니 어찌 하라 할까.

덜 쓰고 덜 한다는 것 이상으로 뭔가와는 부딪혀야 할 것 같은데 이마빡 터지고 피가 흘러도 기꺼이 응해야 할 것 같다.

 

7월도 안 됐는데 어디엔가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단다.

사하라 사막이 아니고 한반도 얘기다.

오후가 되니 대전도 만만치가 않다.

더워서 창문을 더 열려고 주방에 밖을 보니 도로에 주차한 차들이 많다.

이마트와 갤러리아와 주변 상가와 식당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갖고 온 차일 텐데 모르면 몰라도 그들도 좀 더 가성비 좋은 쇼핑과 식사를 위하여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라고 해서 껑충껑충 오르는 물가와 뚝뚝 떨어지는 화폐 가치를 모르지는 않을 테니 남들이야 어쨌든 간에 우리는 쓰고 하고 봐야겠다는 오기나 객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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