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루는 역시 오비야.
크라운(Crown)도 맛있지만 오비(OB)가 더 감칠맛이 있어.
맥주를 잘 모르던 시절에 듣던 이야기다.
맥주야 다 비슷비슷할 텐데 그런 얘기를 종종 들었다.
어떤 사람은 OB가 없다고 하면 술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진짜 맥주 마니아라서 그런지 아니면, 선입감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갈렸다
미당 선생도 영향을 받았다.
어쩌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오비 팬이 되어 있었다.
이상한 것은 맹목적이란 것이다.
표시 없이 갖다 주면 어떤 브랜드인지 알지도 못 하면서 막연하게 맥주=오비라는 등식이 되었다.
당시 오비 공장은 영등포 역 뒤에 있었고, 크라운 공장은 그 아래 신도림동 쪽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미풍이 죽었다 깨어나도 미원을 못 이긴다고 했듯이 7:3인가 6:4인가 정도로 맥주 시장을 양분하여 앞서가던 오비를 크라운이 절대로 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손님들만이 아니라 그 두 회사 사람들도 그를 인정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만고불변은 없었다.
전력연구원 근무시절이나 1990년대 초부터 맥주 시장 점유율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크라운에서 천연 암반수를 쌌다며 좀 더 쌈빡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맥주 하이트가 출시되고부터는 크라운이 오비와 엎치락뒤치락하더니 뒤집어졌다.
크라운은 승승장구하고 오비는 철옹성이 무너지고 적절한 대처를 못한데다가 변하는 손님 입맛에 맞는 신상을 내놓지 못하여 전세가 역전되었다.
그 뒤로는 유럽, 일본, 미국, 중국의 세계적인 브랜드 맥주가 수입되어 맥주 시장이 혼전 양상이었다.
지금은 국산이고 외산이고 출시된 맥주가 하도 많아 가늠할 수가 없는데 주로 카스나 테라를 찾는 것 같이 보인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맥주 난전이어도 그 말을 신봉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할지라도 태생이 그런 걸 어쩔 수 없다.
어느 브랜드가 됐든 간에 우리 입맛에 맞고, 우리 기호에 맞는 맥주는 역시 국산 맥주라는 생각이다.
물론 시장 개방이 되면서 지구촌 방방곡곡에 유명 맥주들이 거의 다 들어오고 있다.
데끼리의 고장 멕시코의 코로나, 일본에 아사히나 흣카이도, 중국의 청도 , 미국의 버드와이저, 체코의 필스너, 어디에 가면 써머스비와 스텔라 아루트아와 크로네 버그와 호거든이 있고......, 입맛 땅기는 맥주들이 많다.
다 자기들 것이 최고라고 한다.
무슨 대회에서 일등을 했느니, 올해의 맥주로 선정됐느니, 맥주 맛은 물맛인데 최고 좋은 물로 만들었느니, 최고 권력자의지시로 만들어 가장 자연친화적인 맥주니......,하면서 손님을 끌려고 무진 애를 쓴다.
홍보는 홍보이니 믿거나 말거나로 자기 입맛은 입맛대로 가니 뭐가 최고인지는 내가 정한다는 식이다.
벨기에 맥주가 세계적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설명을 길게 해놨는데 결론은 여러 면에서 전통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맥주라는 것이었다.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고, 삼계탕은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먹어야 제마이라고 했다.
이열치열인 셈이다.
겨울에는 따끈한 오뎅국에 정종 한 대포가 좋은 때라고 하기도 하지만 손을 훌훌 불어가면서 오징어 다리에 차가운 맥주 몇 쪼끼하는 재미도 쏠쏠한 것은 주당만의 특권이다.
특권만 그리 정해 놓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제 맥주도 맛볼 겸 해서 나가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타이밍이 아니니 한 주는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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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