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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동맥경화

by Aphraates 2023. 4. 10.

박력 넘치던 시공사 박() 사장님이 시무룩했다.

보자마자 몸이 많이 안 좋다시며 표정이 어두웠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걱정했다.

그러자 며칠 전에 종합검진 결과가 나왔는데요 하면서 잠시 뜸을 들였다.

뜨끔했다.

중병이 발각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 할 말도 마땅치 않아 가만히 있는데 설명하셨다.

동맥경화 현상도 있다 하고, 당뇨 증세도 말하고, 전립선 영향도 있다는 둥 총체적으로 부실한 상태라며 건강관리를 잘하라는 엄중 경고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늘 무너질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람 놀라게 하지 말라며 가볍게 위로를 하고는 바로 반박했다.

나이 들면 다 나타나는 증상으로 나는 그런지 십년도 훌쩍 넘었다 했다.

무시하고 방심할 것은 아니나 너무 위축되어 병을 키울 것은 아니라고 하였더니 몇 분한테서 그런 소리를 들었다며 조심해야겠다고 했다.

 

동맥경화, 무서운 질병이란다.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단다.

혈관 질환은 심장 질환과 암()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사망 질환 중의 하나라고 한다.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병으로서 대개는 유전적으로 가족 병력에 크게 좌우된단다.

 

신진대사의 신체만이 아니다.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이면 썩는다.

물을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올리려고 하면 잘 안되는 데다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가능하다.

사람도, 돈도, 세상도 순환이 잘 돼야 한다.

도로도 마찬가지다.

도로에서도 동맥경화증 현상이 있다.

병목 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차량이 막혀 주차장처럼 서 있거나 거북이걸음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전국이 하나로 엮인 전력 계통 망에서도 동맥경화 현상이 있다.

주로 해안가에 있는 대단위 발전단지에서 전기를 생산하여 소비단지로 보내는데 전력망이 포화상태가 되면 수송할 수 없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통량도 맞아야 한다.

그런데 유통에 문제가 있게 되면 생산과 소비에 엇박자가 나기 때문에 광역 정전이 발생하거나 양질의 전기를 확보할 수 없다.

그를 조금이나마 보완코자 하는 것이 전력 저장 시스템이고,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ESS라고 하는 대형 배터리 군락의 충방전 시스템이다.

 

늘어나는 분산 전원인 불안정한 태양광 설비에 대비하여 ESS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기사가 실렸다.

태양광 발전은 늘어나는데 그를 수송하거나 저장할 전력계통망은 원활치 않아 지구를 살리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이 난관을 겪고 있다는 기사다.

몸도 동맥경화 상태이고, 참여하는 전력망 안정화도 동맥경화 지경이다.

국내 최대 ESS 단지 건설에 일조하고 있는 미당 선생으로서 대견스러우면서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불안하기도 하다.

건설과 운용이 원활하게 되어 좋은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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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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