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대장간이라......,
생각이나 언어의 마술사도 못되면서 잘도 갖다가 붙인다.
비오는 날에 빈대떡 집이라면 몰라도 대장간이라면 좀 안 어울린다.
엇박자가 나 보이지만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니다.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
부조화를 조화로 만드는 것도 쇠를 달구고 두드려 온갖 쇠붙이를 만들어내는 대장장이의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각자가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면 밝고 아름다운 날들이 약속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은 배들이 정박하는 부둣가를 길 하나 사이로 두고 있는 서호시장의 통영 대장간이 떠오른다.
일행들 또는 데보라가 어시장으로 들어갔을 때 그 대장간 앞에서 옛날 대장간 그대로, 옛날 방식 그대로 혼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쇠를 두드리고 호미며 칼이며 낫같은 농기구를 방식 그대로 만들어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대장간 전통을 이어오는 장인이라는 칭송과 함께 수도 없이 언론에 오르내리지만 그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하던 일을 계속하시던 주인장도, 아무 생각 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편안해 하는 미당 선생도, 그런 것 저런 것 나는 모른다며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도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삼천포 집이나 대전 집으로 돌아올 때는 바라만 볼게 아니라 시원한 음료수 또는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대접해드려야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그러는 것은 정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장간을 멀리 하게 되는 것이니 그냥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해보곤 했는데 앞으로 어떤 답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제주도에는 역대급 폭우가 내렸단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남해안과 지리산 자락도 많은 비가 내렸단다.
반면에 대전은 해갈이 될 정도 적당하게 내린 것 같다.
남원 공사 현장이 걱정됐다.
일기예보와 관련 뉴스들을 검색하면서 현상을 예의 주시했다.
사전 예고된 것이자 사전 조치를 한 것이어서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알고 새롭게 연락을 취하거나 현상 파악을 하는 등 액션을 취하지 않기로 했다.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고, 여차 하여 상황이 발생하면 용수철처럼 튀어나갈 만반의 준비를 하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이 섰기 때문이었다.
한복남 선생님의 빈대떡 신사가 아니라 베르디의 대장간의 합창을 듣는 것으로 연휴 둘째 날을 맞이한다.
오전은 비가 계속 내릴 거 같다.
낌새를 보니 식음을 전폐하고 E 대학 병원과 G 백화점 치과 진료를 받고 나면 날씨가 좀 우선할 것 같다.
날씨가 저녁 행사에 부담을 안 줬으면 한다.
홀가분하게 소맥폭탄 작전 한 꿰미를 맞출 수 있어야 내일도 평안한 주일이 될 것 같으니 날씨가 좀 도와줬으면 한다.
잔을 높이 치켜들고 우렁차게 파랑새 형님 장수 만세를 외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진단검사를 위한 공복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데 태클이 안 걸리길 희망한다.
O본의 퇴계와 율곡의 대장간 연관 기사인 “대장장이 제자 둔 퇴계, 대장간 운영한 율곡”을 보면서 비가 그칠 듯 말 듯한 밖의 날씨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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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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