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인생이냐, 적자 인생이냐.
덧셈의 삶이냐, 뺄셈의 삶이냐.
플러스의 날들이냐, 마이너스의 날들이냐.
셰익스피어는 햄릿을 통하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명제를 놓고 번민했다는데 그런 갈등을 겪고 사는 것은 누구한테도 예외는 없는 것 같다.
자산은 부채와 자본을 합한 것이라고 한다.
호주머니에 있는 돈은 물론이고 남으로부터 빌린 돈도 재산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부자는 적자이든, 뺄셈이든, 마이너스든 커야 한다는 의미다.
외국 자본을 들여와 국가 경제를 일궈낸 우리한테는 맞아떨어지는 경제 이론이기도 한데 디폴트를 맞은 유수 국가들을 볼 때 그 이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살림살이가 커진다 해도 빚은 없거나 줄어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파기했다.
크든 작든 빚이 없기는 경제생활을 본격적으로 영위하던 1977년도 사양변전소 신입 시절 이후 처음이다.
삶에 허덕였다고 볼 순 없지만 늘 적자 인생이었던 것을 어제 10일 급여를 받으면서 좀 있던 돈을 합하여 다 청산했다.
감격스럽다.
기분이 좋다.
나이 들면 쓸 돈이 부족하거나 빚이 늘어나는 게 맞을 것이다.
이 나이쯤이면 얼마간 있는 돈을 까먹어가면서 곤궁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보통일 텐데 웬만큼 써가면서 조금씩이라도 돈을 남겨 나머지 빚을 다 정리했다니 여간 대견스러운 것이 아니다.
선택받은 인생 고맙고 더욱더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
빚이 줄어들다가 바닥을 드러낸 것은 좋다.
앞으로도 죽 나갔으면 한다.
희망 사항이 일그러져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빚은 없어졌지만 덩달아 줄어들고 약해지는 것도 만만찮다.
조심해야 한다.
동행하는 사양길에 늘어나는 여러 가지 빚이 있다.
정신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알게 모르게 밀려오는 유무형의 빚은 돈빚 이상으로 위력이 클 것이다.
잘 관리하여 또 다른 형태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는 불행을 없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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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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