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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먹잘 거 없이

by Aphraates 2023. 8. 7.

먹잘 거 없다.

일만 많고, 덤터기만 쓴다.

입에 들어오는 것이 없으면 속이라도 편해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어디 그런 고약한 맹탕이 있다는 것인가.

혹시 오해나 곡해를 하는 것이 아닌가.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그만합시다.

다 알면서 누구 약을 올리는 건가요.

 

영양가 없는 곳이 더러 있다.

그중의 하나가 재난 안전 분야다.

요구하는 것은 많고, 주는 것은 적다.

재난 안전은 예방이 중요하고, 신속한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업무이니 사명감으로 열심히 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앞과 뒤가 다르다.

일을 맡기는 측도 그렇고, 맡는 측도 그렇다.

양측 다 앞에서는 싫어도 예썰! 이라 한다.

울며 겨자 먹기식이다.

뒤에 가서는 노 땡 큐라며 불불거린다.

쥐뿔도 해주는 거 없이 무슨 요구 사항만 그리 많으냐며 그렇게 중요하면 너희가 와서 하든가 유능한 조직원을 보내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상은 높고 현실은 낮다.

둘의 괴리가 너무 크다.

잘 해봐야 본전이다.

자칫 잘못하면 된통 당한다.

 

위에서 누르고 밑에서 치받는다.

그러니 짱구가 아닌 한 제가 한번 해보겠다 하고 나서는 조직원이 없어 신출이나 전입자들이 잠시 거쳐 가는 자리로 정평이 나 있다.

 

때가 때인지라 재난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하지만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은 이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 목숨이 왔다갔다하지만 공무원들은 '기피 1순위' 부서> 라는 기사가 맘에 와닿는다.

YB 때 익히 경험한 바이고, OB로 아직도 현장에서 진행 중인 건이다.

구호를 외친다고, 명령을 한다고, 읍소를 한다고 일이 다 되는 것이 아니고 일이 될 수 있게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면피용 꼼수만 늘고, 번드르르한 페이퍼 워크만 발달한다.

 

지리산 자락이 평지보다는 높아서 온도가 좀 내려갈 거 같은데 해가 더 가까워서 그런지 정반대다.

날씨가 아주 고약하다.

폭염 때문에 오후 작업이 중단됐다.

무더위로 인한 재해 발생 예방 차원이다.

, 뜨거운데 일해봐야 능률도 안 난다.

요즈음은 온열질환 예방이 만병통치약처럼 통한다.

온열질환 때문에 뭘 못 한다고 하면 그대로 통과다.

가뜩이나 온열질환 예방하라고 강조하는데 그런 와중에 근로자를 보호하지 못 하고 행여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위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옛날처럼 나올 순 없다.

 

안전 측에서는 위험하니 일하지 말라고 호루라기를 불어댄다.

현장에서는 기왕 나온 거 그냥 일하겠다고 우긴다.

시공회사 측에서는 대부분이 안전 측을 따른다.

사회고 일선 현장이고 안전 우선의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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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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