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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출가외인

by Aphraates 2023. 9. 17.

출가외인이다.

너는 이미 김 씨네 사람이니 살아도 거기서 살고 죽어도 거기서 죽어라.

김 씨 귀신이 되어야 한다.

비록 장 씨 성은 유지할지라도 장 씨가 아니니 친정에는 얼씬도 하지마라.

시집가는 딸에게 친정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이른 말이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리는 엄명이다.

어찌 보면 작별의 절을 올리고 떠나가는 딸한테 너무 하는 처사가 아니냐고 한다거나 야속하다고 한탄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맞다.

외아들 외동딸 시대인데다가 본가보다는 처가가 우선인 시대이자 신혼여행 가서 이혼 도장을 찍는 사례도 있는 때에 열녀문 세우는 시대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 같다고 오해할지 모르겠으나 진리는 불변으로 오늘 날에도 그대로 통하는 격언이다.

 

아씨,임희재작시/백영호작곡/이미자노래,나진아 리메이크, 다음

 

어제 저녁에는 계룡(鷄龍) OB 모임이 있었다.

한 달에 한번 씩 만나 세상사는 이야기와 함께 정을 나누는 소소한 모임인데 잘 돼 가고 있다.

모임이 그냥 저절로 잘 되는 게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모임은 나이 들수록 흐릿해져 쌈박질하다가 파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계룡 팀은 계룡산 산신령 정기를 받아서 그런지 잘 돼 간다.

다들 맘이 통하고, 모임을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회장겸 총무인 막내둥이 박() 후배님의 노력과 역할이 크다.

 

어제는 친정 불공장 걱정이 컸다.

부채, 원자력과 탱양광, OB 회고와 YB 실상......, 여러 문제들이 안주로 올라오고 토론을 했다.

답은 없었다.

방향 제시도 두리뭉실했다.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심각성은 절실하게 느끼면서도 해결 방안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진퇴양난에 딜레마가 여기저기 깔려있는 지뢰밭이다.

그렇다고 그 밭은 피해가거나 날아서 갈 수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밟고 가야하는데 많은 노력과 정성과 희생이 필요할 것이다.

처녀에서 부인으로, 부인에서 뒷방으로, 다시 제2의 출가외인이 되어 언제까지 그럴지 모른 채 일선에서 동동거리고 다니는 불공장 OB들의 친정에 대한 근심 걱정이 가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 친정뿐이 아니라 사방팔방이 지리 밭이다.

역사 이래로 안 그런 적이 없어 어떻게든 처리하고 넘어가게 되겠지만 이론과 연습과 실전이 만만치 않으니 그게 또한 문제이다.

<‘필리핀 이모님다음엔 몽골 택배기사님’?> 이라는 기사가 그를 말해주는데 불거진 문제들은 시원하게 풀려 다음 문제로 넘어가 주기를 바라는 오늘이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인 오늘에 생각하면 어려울지라도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현안들이니 두려워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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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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