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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소리만 지를게 아니라

by Aphraates 2024. 3. 9.

소리만 지를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뭘 좀 해야 한다.

볼품없고 션찮은 칼을 뽑아 허공에 휘두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썩은 호박이라도 베어야 한다.

근사하고 실한 칼을 뽑아 정곡으로 먹음직스러운 수박을 벤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처지와 상황이 아니라면 전환국면도 필요한 것이다.

말이나 하덜 말지 맨날 뭘 한다고 가구짱 안 닿는 소리만 하고 또 한다면 피곤하고 손해나는 일이다.

 

어떤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거라면 망설일 거 없이 거기로 가야 한다.

아프다고, 큰일 났다고, 방법이 없다고,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뭐 별의별 소리를 다 할지라도 나오는 게 없고 입에 들어가는 것이 없으면 허구이자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린다.

목전의 이익에 눈이 어둘 게 아니다.

별 것도 아닌 것 갖고 서로 쌍욕을 하고 으르렁거리며 이마빡 터지게 싸울 것이 아니라 싸워야 할 걸 갖고 사생결단으로 나왔으면 한다.

 

<인구소멸 빨라진다전국 10곳 중 3곳 이미 출산율 0.7명 하회> 라는 저출산 문제를 다룬 기사가 또 나왔다.

해결이 쉽지 않은 해묵은 문제다.

누적된 것이 쌓이고 굳어져 가는 것이어서 단박에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청사진에 입각하여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는 적진성산(積塵成山)이 요구되는 초대형 건이다.

 

무사안일의 5무 상태는 금물이다.

맆서비스나 위기 탈출의 궤변은 불요하다.

자꾸 그래봐야 신뢰를 잃어 사람들 성질만 돋우게 된다.

스스로 양치기 소년이 되고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허풍쟁이의 우둔함에 젖지 않고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 모드이길 희망한다.

 

지난 주 소맥폭탄에서도 인구 감소 대책에 대하여 폭탄발언이 나왔다.

2차로 간 카페에서 고구마 라떼를 마시면서 저 출산과 인구소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의견 통일이 되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같으니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다를 수가 없다.

엉뚱한 것에 한눈 파느라고 정작 해야 할 일은 뒷전인 것은 단호히 배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신통치 않다고 한숨 쉬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한심이라는 것이었다.

좋은 머리든 안 좋은 머리든 어렵고 멍청하게 만들지 말고 쉽고 가볍게 굴려 쌈빡하게 해야 할 것이란다.

시군구와 시도 지방 정부와 정부에서 애를 낳으라고 애들 과자 주듯이 찔끔찔끔 지원하여 헛돈을 만들게 아니라 입이 떡 벌어지도록 화끈하게 부라는 것이었다.

애를 못()나는 것은 결국 돈 문제이니 그 돈을 일거에 팍 질러야 한다는 강경발언이었다.

() 대표가 한 말이 허무맹랑한 것에서 실현가능한 것으로 다가온 것처럼 애를 낳으면 한명이고 열 명이고 국가에서 책임지고 육아, 교육, 취업, 주택 문제등 현안으로 대두된 것들을 일식으로 해결해주란 것이었다.

 

그런 돈은 어떻게 하느냐는 자문자답도 있었다.

예산 타령하지 말란다.

온 국민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또는 국가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 세금을 지금보다 몇 배를 더 내는 희생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을 좀 줄이고 모아서 하면 인구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보릿고개 시절에 산아제한 정책도 성공했는데 햄버거와 피자 시대에 산아 장려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술김에 벌인 모처럼만의 비분강개 성토였다.

지목된 상대는 없지만 말하고 싶지 상대일 것은 분명하다.

대원 넷이 돌아가며 열변을 토하자 옆 테이블의 젊은 여성들이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미시즈(mrs, 부인)인지 미스(miss, 아가씨) 모르나 생면부지임에도 불구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았다.

시끄럽다고 조용하 하자는 표정이 아니었다.

지당하신 말씀이니 쌍수를 들어 응원하는 것이 자기들의 바람처럼 내보이다는 표정이었다.

 

갈무리 한다.

국가의 3대 요소가 국민, 국토, 주권이다.

그 중의 한 축인 국민이 무너지고 사라지려 하고 있다.

어떤 스탠스이어야 하는 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 것이다.

뭐가 중한지 감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헛수고에 헛땀만 흘리는 것은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절실하다.

좌우중(左右中)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진보와 보수나, 총선과 대선의 정권 차원이 아니다.

유무식과 빈부차의 괴리 문제가 아니다.

갈등 분란을 핑계삼을 일이 아니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초월하는 절체절명의 문제다.

 

소리만 지를 게 아니다.

연습할 때가 아니다.

행동으로 나오고, 실전으로 임하고, 결실을 내거나 그 기반을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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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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