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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남의 허물을 말하기에는

by Aphraates 2024. 3. 26.

너는 안 된다.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온통 문제투성이다.

얼룩져 있어 자기 앞도 못 가리면서 남을 위한다거나 남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가르침이 바로 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미 끝났다.

나대지 말아라.

알 만한 사람이 왜 그래.

더 이상 추하게 굴지 말고 쿨하게 물러나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소리다.

반복적으로 진행 중인 면도 많다,

약육강식의 이전투구 현장에서 늘 있는 일이다.

사람들 머리 복잡하게 진위공방을 벌여도 진실은 드러난다.

풍부한 학습 경험이 아닐지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는 지겹지도 않고, 관심을 가질 것도 없고, 넘어가지도 않는다.

 

한 큐 잡았다.

네 과거를 들춰내어 이 한마디면 너는 끝장이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의기양양하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그런데 아뿔싸다.

날린 펀치가 적중했는지 못했는지를 알기도 전에 몇 배 더 커져서 부메랑으로 날아온다.

괜히 건드렸다.

벌집 쑤셔 놓은 것 같다.

생각 한번 잘 못 하고 행동 한번 어설프게 했다가 패가망신하게 생겼다.

 

왜 그러는데.

등하불명이고 이단공단이다.

그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도 도사리고 있었다.

한 번 멋지게 해보자며 울린 진군의 나팔이 탄력을 받기도 전에 그를 모르거나 간과하다가 되레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섣부르게 공격했다가 되치기를 당한다.

실점을 만회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역부족을 한탄하는 수밖에 없다.

 

너는 친북이다.

이적행위다.

 

너는 친일이다.

매국행위다.

 

쟤는 영세중립이다.

우유부단이다.

 

그래.

그럼 누가 길고 짧은지 어디 한 번 재보자.

다 뒤집어내 탈탈 털어보자.

 

셋 다 O망신이다.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렇게 재보고 털어봤자 도토리 키 재기다.

향긋한 냄새는 안 나고 구린 냄새가 진동한다.

개념이 없다.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철딱서니 없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하자.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우를 범하지 말자.

상부상조와 공생공존을 논하자.

남의 눈의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의 들보를 못 보는 것은 전형적인 오무(五無)의 오류이니 그렇게 서로 불쌍한 동냥 자루 찢는 짓 그만 해라.

지난날의 허물도 반성하고 남도 인정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의지를 굳혀야지 애들 닭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허구한 날 그게 뭐 하는 짓들인지 착하고 선한 사람들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남이 허물을 말하기에는 내 허물이 너무 크다.

나의 약점과 초라한 모습을 죄송스러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럴 때는 침묵이 금이다.

다른 거로 승부를 걸어야지 자칫 잘못했다가는 스스로가 물귀신 작전의 피해자가 된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지당하신 가르침이다.

그런데 그를 거역하면 어찌 되겠는가.

망조가 드는 것이다.

 

그날이 다가오면서 별의별 진풍경이 다 벌어진다.

자기들 딴에는 최선을 다한다고 그러겠지만 정작 그들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후안무치다.

농담처럼 실망입니다하던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모모처럼 된다.

물론 쌈 구경하는데 맛 들인 사람들이나 흥정은 붙이고 쌈은 말리라고 하는 사람들은 덩달아 손뼉을 치거나 눈을 흘기지만 편을 갈라 선전 선동한다는 비난은 피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라라는 법어도 좋고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도 좋다.

왜 좋은 말씀을 놔두고 사악한 말만 들리는가.

그래선 안 된다.

내가 잘하는 것으로 승부를 거는 긍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남의 허물을 들춰내는 것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부정적인 사람은 안 된다.

고목에 꽃 피기를 바라는 연목구어(緣木求魚)는 바보스러운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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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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