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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김 병장입니다

by Aphraates 2024. 6. 8.

1976년.

그 때 그 시절 중부 전선 거기서입니다.

얼마 안 떨어진 서부 전선 판문점에서는 8.18 도끼 만행사건이 터져 제대 말년에 아득했던 때입니다.

 

 남북 군사분계선을 두고 남으로   2km 지점에 있는 태풍전망대(쌍용OP) 철책선 정문을 통해 들어가면 거기가 비무장 지대(DMZ)입니다.

그 안 아군 측에 GP가 있습니다.

분사분계선인 임진강을 사이로 남쪽에 훤하게 노출시켜 확연하게 드러나는 곳이 종달새 GP이고, 북으로는은밀하개 은폐시켜 감춘  곳이 이름모를 북한군 초소와 농장이 있습니다.

군사협정상으로 는 남북 양측간의 거리는 4km(2km+2km)를 유지해야 하나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야금야금 먹어들어가다보니  4km보다는 훤씬 더 가깝습니다.

상황병 김 병장이 불철주야 쌍안경과 망원경을  끼고 돌며  북측을 감시하고 모종의 중요한 특수 임무를 수행하던 곳은 육안으로 북한군 동향을 파악할 정도로 가까워 동료  몇몇이 대공 초소에 올라 북을 향해 "얘들아 밥먹었니" 하고 소리지르면 하던 일도 멈추고 쏙 들어갔습니다.

 

오물 풍선과 확성기 이야기로 어수선합니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점점 줄어드는 이산가족의 아픔은 물론이고  김 병장과 함께 하던 전우들 이름과 얼굴이 가물가물해지는데 아직도 왜 그래야 하는 것인지 사람이 비참해집니다.

 

필승, 28사단 132 GP입니다.

통신보안, 종달새 김병장입니다.

반 세기가 지난 후에  캪처한 사진을 보며 그 때 그 시절을 되돌아봅니다.

 

앞에 보이는 강은 임진강이고, 순찰하는 후배 병사는 GP병인 것 같습니다
태풍전망대에 바라본 쌍용 OP인지, 종달새 GP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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