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골고루 알아야 하는데

by Aphraates 2025. 4. 13.

골고루 알아야 하는 데 많이 모른다.

그래도 그럭저럭 산다.

 

미인박명이란 말이 있다.

만물박사는 무식하다는 말도 있다.

박학다식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니라고도 했다.

사람이 잘나고, 모르는 것이 없으면 좋을 텐데 꼭 그렇지만도 않단다.

천재와 다재다능이 세상 살아가는 데 유리하긴 하지만 썩 뛰어나게 득을 보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못나고 모르는 것이 약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이너 그룹도 무탈하게 살 수 있다.

그래도 그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자랑할 건 아니다.

기본은 해야 한다.

모자라고 부족해도 세상은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

박사는 그것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농담하듯이 전문성과 우열 판별을 떠나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가치는 알고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무시 안 당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

갖출 것은 갖추고, 할 것은 해야 사람이 됐다거나 유능하고 잘 사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무척 건조하여 산불이 우려되니 조심하라는 재난관리 메시지가 수시로 온다.

방송에서도 정규 방송하는 사이 틈틈이 재난 문자가 날아온다.

그런가 보다 했다.

가뭄이고, 산불이고 별 관심이 없다.

직접적인 소관 사항이 아니라서 기본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이다.

우리 현장을 벗어난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불조심하라고 이를 처지가 아니니 방관하는 정도만 아니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 현장은 그런 가뭄으로부터 비교적 벗어난 편이다.

다만 용접 작업이 간간이 있고, 휴게소에서 휴식 시간을 이용하여 담배를 피우는 근로자들이 제법 있어 잊을만하면 화재 감시와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는 정도였다.

현장이 바닷가이다 보니 오히려 폭우와 강풍 일기 예보를 감안하여 작업에 임하고 현장관리를 하라는 당부를 더 강하게 하는 편이다.

 

정국과 경제 불안정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다.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모든 게 불안하다는 소리가 크다.

그러나 별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인으로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조직원으로서 주어진 일에 거의 모든 포션을 두다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돌아볼 새가 없다.

걱정되는 것들이 있을지라도 그에 휘둘리지 않고 맡은 바 일에 충실히 하는 것은 안정화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리 행동하고 있다.

그러니까 보통 사람으로서, 민주 시민으로서 그 틀을 벗어나지 않고 무탈하게 나아가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내 일만 잘 하면 되지 남의 일까지 걱정할 게 아니라면서 모르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모르고 부족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것들도 많다.

 

지난주의 용전동 팀 만남에서 사무직으로서 수금 업무를 담당하는 최() 후배가 영업 파트에서 민원인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때그때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직접 체감하고,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훤히 알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에 연시 고개를 끄떡였다.

기술직에 있는 조직원들은 제대로 느낄 수 없고, 느낀다 해도 그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는 것이다.

 

오늘 예산을 들려 대전에 오면서 또 한 가지 절실하게 느낀 게 있다.

가뭄이다.

논이고 밭이고 메마른 것이 역력해 보였고, 바람만 조금 불면 푸석푸석 먼지를 일으켰다.

가물다 가물다 해도 실감하지 못했는데 외곽을 달리면서 그 실체를 보고 무척 놀랐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안 돼서 물을 안 댄 것이 아니라 비가 안 와서 가뭄이 극심한 것 같았다.

오늘내일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돼 있는데 몇십 미리 웬만큼 와서는 혹이 안 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우제는 안 지내더라도 많은 비가 내려줬으면 그렇다고, 무작정 네릴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내려 땅이 젖고 물이 스며들어 만물이 소생하는 속도로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골고루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리 사철하게 골고루 몰라도 된다.

당신이 계신다.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주일이다.

다음 주일(主日)은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당신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랑과 감사와 희생과 구원을 함께 한다면 다른 어떤 것일지라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

 

https://youtu.be/ACNCspnv_7U?si=Wa2-QWbTlzHOlEtD

심수봉 - 여자이니까 (Feat.나훈아) , 다음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조  (1) 2025.04.16
직괴  (2) 2025.04.14
일상이, 이상이  (2) 2025.04.12
용전동 팀  (1) 2025.04.11
용띠  (0) 202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