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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조금이라도 더 착한 사람을

by Aphraates 2025. 5. 8.

안 착한 사람이 참 많기도 하다.

누가 더 아 착하냐고 가리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그러자면 험한 꼴도 볼 테고,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선마저도 악으로 변질할 것 같으니 더 망가지기 전에 살길을 찾는 게 나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착한 사람을 찾는 것이다.

누가 누가 덜 안 착하고, 누가 누가 조금이라도 더 착할까.

 

설치한 기기 작동이 원활치 않아 늦게까지 수리했다.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점검하고 고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발전소 문을 나서니 저녁 8시였다.

보령화력 8, 보령 복합 4, 신보령 화력 2기의 모습이 켜놓은 전등에 더욱더 웅장해 보였다.

반면에 그렇게 많이 오가던 사람들과 차들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발전소에서 대천 방조제 길 13km를 달려 귀가하는 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사람과 차를 만났을 뿐이다.

밤길을 가는데 어디서 누군가가 몽둥이 들고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적막감까지 돌았다.

 

그래도 달려야 했다.

어버이날이라고 국수라도 한 그릇 때리러 가자고 했는데 그도 틀렸고, 달리 무슨 인상적인 이벤트를 할 처지도 아니고 따뜻하게 밥해 놓을 테니 어서 오라고 하는 집에 가는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뉴스를 검색하다가 잠시 스쳐 지나간 김&한 후보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반성에 반성을 해도 모자랄 분들이 왜들 저러시는 것인지 여러 사람 괴롭힌다는 불만이었다.

 

그래도 비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비난하면 누어서 침 뱉기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해와 용서를 떠나 가장 기초적인 것마저 져버리고 싶지 않았다.

씩씩거리며 험악한 얼굴을 하며 스스로 신상을 볶아봤자 도움 될 거 하나도 그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착한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대전에서 가져온 돈 수육에, 대전 박 매니저님께서 보내주신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개천 시장 노포 할머니로부터 강매당하다시피 사 온 것이지만 시골 냄새 물씬 풍기는 달래 된장을 반찬으로 하여 금방 한 토실토실한 쌀밥 한 그릇 때리고 나니 좋았다.

세상 부러울 것도, 세상 탓할 것도 없이 어버이날의 늦은 밤은 많은 양의 배가 내려 걱정이 태산 같을 현장을 향하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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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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