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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염치 廉恥

by Aphraates 2025. 5. 25.

여러 분에 소원했다.

여러 일에 소홀했다.

 

바쁘다는 핑계였다.

맞아.

지가 무슨 대인이고 대사를 치른다고 죽는소리인가.

하기 실으면 조용히 모른 체 한다고 해서 누가 뭐랄 사람 없는데 무슨 자가발전으로 나오는 거야.

가소롭도다.

 

아니다.

사실 바쁘긴 바빴다.

체력이 달리거나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에 밥값, 이름값, 얼굴값을 하려고 노심초사하고 동분서주하다 보니 거리감을 좀 둬야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근본적으로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맘은 간절한데 몸이 뒤따르지 못 해서 그런 것이다.

따라서 허풍떠는 모앵새로 염치가 있다고 큰소리칠 것은 아니나 기죽은 모습으로 염치가 없다고 머리를 조아릴 것은 아니다.

 

몇 주 만에 대전에 와서 여러 일을 했다.

여러분을 만나기도 하고, 전화도 주고 받았다.

당연히 해야 했던 것을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미루었다가 한 번에 하는 격인데 나머지 공부를 해서라도 숙제를 끝내는 기분처럼 홀가분하다.

염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저울질해 보면 염치가 있다는 데 방점을 찍을 정도는 되니 다행이다.

아쉬움은 있다.

만나야 할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서다.

한 번에 다 하면 다음이 허전하니 좀 남겨두자는 여유를 부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남겨진 것들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쌓이기 때문에 되도록 그때그때 해소하는 것이 낫다.

남았어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언제든 풀어낼 자신이 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기보다는 머리가 안 나빠도 손발이 바쁘다는 엄살을 부리는 것으로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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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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