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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이런 맛에

by Aphraates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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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맛이야.

그렇게 음미하며 뜸 들일 것도 없다.

단박에 나온다.

맞아, 바로 이거야.

세상에 그런 일만 있고, 그렇게만 돌아가면 세상 근심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다.

또 우리는 그러려고 노력하는 거다.

퍼팩트하게 완전무결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지라도 그러려고 정성을 들이며 그에 맛 들이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두 건의 그런 일과 함께 했다.

이런 맛에 사는 거야라는 묘미를 만끽했다.

동심과 동행은 아름답다.

비록 그게 고차원의 대단한 것이 아니고 그 반대일지라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코피를 흘리고, 이와 머리가 빠지고, 팔다리가 부어오를지라도 이런 맛에 기꺼이 동심으로 동행하는 거다.

이런 것에 살맛이 난다.

그 뒤에 무슨 복잡다난한게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상관없다.

나중에 결산하여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진주 같은 알맹이가 있어 행복하다.

동행하는 길에 득 좀 보고, 실 좀 보면 어떤가.

올바른 사람들이 올바른 길을 올바르게 가면 결론은 버킹엄이다.

어려울지라도 헤쳐 나가면 되니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게 없다.

 

 

향촌 구역회가 있었다.

구역장님을 비롯한 봉사자 형제자매님들의 신구(新舊) 부임과 이임식을 겸한 복()중의 세레나다였다.

좋은 동행이었다.

만남의 취지가 좋으니 수육 보쌈에 칼국수도 엄청 맛있었다.

김치 쪼가리 하나 안 남기고 마지막 한 방울의 소맥까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였다.

직을 내려놓는 분들께는 봉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고마움을 표했고, 직을 새로 맡으신 분들께는 고생 좀 해주시라며 순종을 맹세했다.

 

2차로 당구 게임을 하러 가시는 형제님들이 참 멋졌다.

미당 선생은 노독(路毒)을 핑계로 먼저 귀가하였는데 실상 간다고 해도 당구 큐를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으로서 한쪽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게 다이니 그런 민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았다.

 

집에 와서 회사 일과 집안일을 개략적으로 리스트업(List Up, 체계적인 정리)하고는 뉴스를 검색했다.

() 대통령님께서 고생하는 관계자들을 위하여 소맥 폭탄 바리스타로 나서셨다는 기사가 노타이 와이셔츠 차림으로 환하게 웃으시는 사진과 함께 실렸다.

소맥 폭탄 제조의 바리스타나 소맥 폭탄을 터트리는 커스터머(Customer, 고객)이나 이런 맛에 사는 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주구장창 그랬으면 좋겠다.

양측의 성향으로 볼 때 변함없이 그리될 것 같다.

기우이겠지만 행여 일회성 보여주기식으로 변질된다면 한사코 노땡큐다.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초지일관으로 유지되어 이런 맛에 사는 거야라는 말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쓰이는 보통명사화(普通名詞化)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런데 연발로 터트리던 소맥 폭탄이 멈칫하게 됐다.

오늘 낮에 마티아-세실리아 회장님네 큰아들을 여의는데 먼 곳에서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거기에 가야기 때문에 결혼식장에 못 가게 된 것이다.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혼주 두 분이니 다음에 축하에 축하를 해줘도 되지만 좀 아쉽다.

그래도 사정이 그러니 후일을 약속할 수밖에 없다.

전화를 통하여 전후좌우 사정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그리 됐으니 양해해 주시라 하고, 다음에 어찌어찌 하자고 하는 것으로 아쉬움과 미안함을 나눴다.

결국은 소맥 폭탄 3탄도 성공인 셈이다.

 

https://youtu.be/HPUvTnuTkTI?si=lekfBHTa0n2Tz6P-

아름다운 사람 - 서유석 / (1971) (가사)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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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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