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대전교구청/주님 부활 대축일-파스카 성야, 갈마동 성당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부활의 날이지만, 오늘 복음은 환호가 아닌 ‘빈 무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는 부활이 기적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빈 무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실패가 아님을 선언하는 하느님의 표징이며,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 옳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부활의 표징은 어둡고 답답한 무덤을 막았던 무거운 돌이 굴려지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부활이 곧 새로운 삶이자 해방임을 뜻합니다. 이 해방은 완전히 새로운 무엇을 시작할 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며 현재 주어진 삶에 충실할 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장엄한 전례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난한 이를 돕는 일, 함께 식탁을 나누는 일, 기도 ……. 이 모든 것을 예수님과 함께 실천할 때, 우리의 일상은 부활의 삶이 될 것입니다. 빈 무덤은 우리가 더 이상 어둠과 죄 안에 머무르지 않고, 빛의 자녀로 살아가야 함을 알려 줍니다. 그래서 부활은 오래된 과거의 사건도, 먼 미래의 약속도 아닌, 오늘 우리 안에서 일어나야 할 현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나를 내줄 때, 우리를 막고 있던 벽과 돌은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부활을 향하여 나아가는 문이 될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우리 삶을 막고 있는 벽들을 문으로 바꾸어 나갑시다. 우리가 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때,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죄와 죽음을 넘어 생명의 길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