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다른 조직원들과 융화를 하지 못하는 외톨이가 있다.
사사건건 분란을 일으키고 밖으로만 나돌고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하였듯이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줄줄 새고 있는 것 같다.
참 재미없이 살고, 새는 것이 도를 넘는 거 같아서 면담을 하였다.
我) 나이들만큼 들었고, 조직생활 할 만큼 했으니 콩이냐 팥이냐 따질 것이 아니지만 요즈음 왜 그렇게 어렵게 살지?
彼) 제가 결함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저는 저대로 열심히 하고 재미있게 지내려고 하는데 제가 설 자리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저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입니다.
我) 그래? 사람은 다 장단점이 있는 거야. 당신을 따돌림 하는 단계를 넘어 무관심 하는 다른 직원들도 장단점이 있고, 그런 대상인 당신도 장단점이 있는 거야. 한 뱃속에서 나온 형제들끼리도 트러블이 있고, 자기 부모를 잡아먹는 살모사 같은 사람들도 있는 것이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런 것을 극복하여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치면서 서로 이해하고, 타협하고, 도우면서 사는 거야. 그게 안 되고, 한두 사람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을 싫다고 한다면 당신한테 문제점이 더 큰 거야. 내가 볼 때는 당신의 장점은 살리지 못 하고 단점만 노출되지만 그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대처를 하지 못하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 없이 조직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일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긍정적인 자세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도 잘 가져 봐. 그래도 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는다면 내가 도와주고, 책임지고 조치해 줄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자 누구는 어떻고, 무엇은 어떻고 하면서 해명을 곁들인 변명을 하였다.
그래서 빙빙 돌려서 어렵게 얘기할 거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 당신이 융화를 못 하고 어려워하는 것은 당신의 결함이고 당신 책임이니 항상 그를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하라고 결론지었고,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면담을 끝냈다.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보라고 두 달 정도의 말미를 줬다.
자기가 살아남으려면 잘 할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잠재된 결함과 불만을 해소시키는데 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텐데 잘 해낼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되었다.
신앙인 증가가 답보상태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신흥개발지는 신자가 너무 넘쳐서 문제고, 기존 지역은 신자가 쑥쑥 빠져 나가서 문제라는데 전체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이니 그런 편차야 큰 문제라고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답보상태라면 어디엔가 문제가 있는 것이고, 신자가 늘어나야 할 곳에서 줄어든다면 그 또한 어디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니 진단과 처방을 잘 하여 치유해야 한다.
물론 그런 위기 현상에 대해서 노심초사하면서 치유를 하기 위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의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데도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없고, 장기적으로 보이는 것이 없으니 아주 남감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잘 안 되는 것을 보면 여기도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지 몰라 빙빙 돌려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 같다.
답보상태로 빙빙 겉도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확대재생산하면 자꾸 커지고, 축소소비하면 자꾸 작아질 수 있는 것이다.
즉, 생각하고 행하기에 따라 문제라면 문제일 수도 있는 무거운 것일 수도 있고, 아니라면 별 것도 아닌 가벼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되는 것도 없이, 안 되는 것도 없이 뜨뜨미즈근하게 흘러가니 신앙의 맛을 모르고 최소한의 역할에 안주하는 것이다.
너나 할 거 없이 왜들 빙빙 일까?
내 탓이라고 가슴을 치며 통회하면서도 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일 때문에 그렇다며 네 탓 공방 벌이는 것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니 다시 한 번 반성해야 할 일이고, 당신의 말씀은 영원불변한데 시대흐름이 그런 것을 우리라고 어떻게 하느냐며 체념하고 좌절하니 그 또한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나도 빙빙 돌렸나?
맞아, 빙빙 도는 세상의 여러 면에서 나도 그런 경험과 노하우가 적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빙빙 돌리는 기술이 뛰어난 거 같다.
돈을 빌릴 처지가 아닌 사람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다급한 것을 생각하면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니 빌려달라고 해야겠는데 차마 그런 얘기로는 입이 안 떨어져 엉뚱한 소리만 한다.
집의 강아지는 잘 크는지 모르겠다느니, 오늘이 견우직녀 만나는 칠월칠석인데 예전 시골 동네 씨름판에서 몰래 훔쳐보던 노란 원피스 차림의 순이 생각이 난다느니, 앞 산 밤나무 밭에서 약을 뿌리는 저 가족들은 참 덥겠다느니, 선배님네 아이가 취직시험을 포기하고 퓨전음식점을 냈는데 잘 되기를 바란다느니, 내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인데 우리들이 치룬 88 올림픽은 대단했다느니 하면서 할 말을 못 하고 빙빙 돌리기만 한다.
내가 왜 이러는지 상대방이 알아채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면 좋을 텐데 무슨 얘기를 하려고 뜸을 들이는 것인지 다 알면서도 입장 곤란하니까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내가 꺼내는 화젯거리마다 더 말을 많이 하니 이거 사람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
그렇게 예정시간 보다 길게 한참을 끌다가 이번에는 본론으로 들어가 돈을 빌려야 하는 사정을 빙빙돌려가며 명확한 결론 없이 구구절절 이야기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상대방이 답답하여 참지 못 하고 “그러니까 새로운 기계를 들여와야 하는데 돈 얼마가 부족하니 빌려주면 매달 이자는 계좌 이체시키겠다는 것이지?” 라고 되묻자 선처를 바란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떡인다.
오픈 마인드(Open Mind)가 아니고 빙빙 돌려 어렵게 얘기하거나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을 못하는데 는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오래 지속되다보면 일은 일대로 안 되고, 여기저기서 수군대며 인심은 인심대로 흉흉해지니 일이 되게 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빙빙 돌려 어렵게 얘기하지 말고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확 터트려 여럿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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