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뽕! 하면 저기서 짝!
여기서 찰! 하면 저기서 싹!
그렇게 뽕짝이 척척 잘 맞으면?
뽕짝이 잘 맞는다는 것은 죽이 잘 맞는다, 호흡이 잘 맞는다, 장단이 잘 맞는다는 것과도 같다.
그 것을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좋지만,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나쁜 양면성이 있다.
그렇게도 뽕짝이 안 맞느냐는 소리를 듣는다면?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한 없이 나쁘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 숨을 쉬는 양면성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런 재미로 인하여 그동안 있었던 슬럼프와 수많은 불협화음에서 빠져나와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은 이런 절호의 찬스를 잘 활용하기 위하여 바쁠 텐데 생각하지 못 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아닌지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운동 경기는 운동 경기로 끝나야지 너무 골몰해도 안 좋은데 역시 그 세계에도 뽕짝이 잘 맞고 안 맞고 하는 명암이 엇갈린다.
누구는 이기고 싶지 않았겠는가?
나름대로들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따지면서 실적이 좋다고 박수치고, 실적이 나쁘다고 야유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과정과 결과가 빗나가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니 얘기할 거 없지만 불성실한 과정에 부실한 결과를 내서 사람들은 기대에 어긋나게 만들었으니 외면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양궁은 비인기 종목이다.
직장 팀에 소속된 열악한 조건에 명성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 하면서도 아무런 말썽 없이 선수와 감독이 혼연일체가 되어 뽕짝이 잘 맞는 양궁 낭자들은 텐텐(Ten,Ten,10,10)을 쏘며 인해전술로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는 중국을 넘볼 수 없는 점수 차이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여비를 직접 보태주지는 못했지만 우리 모든 국민들한테 하면 된다는 감격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선행을 하였으니 편안한 맘으로 만리장성에 올라 백알 한 잔 걸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오라고 격려하는 것들 같다.
축구는 인기 종목이다.
프로 팀에 소속된 우수한 조건에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출전 팀을 구성하는데도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말썽이 많고 뽕짝이 잘 안 맞던 대한 남아의 축구 선수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악마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찬물을 뿌리는 실적을 내고서 자력으로는 틀렸으니 타력에 의하여 8강 진출이 안 되나 하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들 보기가 민망하여 고개를 돌리면서 뭐 직접 보태준 것은 없지만 그렇게 성원하였는데도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실망감을 안겨 줬으니 궁상떨지 말고 역시 만리장성의 벽은 역시 험난하고 높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빨리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들어와서 다음 사람들을 위해 2002년 월드컵 이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 잔디나 잘 가꾸라 말들 하고 있는 거 같다.
뽕짝이 너무 잘 맞아 화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천하 없는 성인군자일지라도 자기를 칭찬하는데 나쁘다는 사람 없고, 몇 백 년에 한 사람 나올까 말까 한 청백리라도 자기한테 뭘 줘서 싫다는 사람 없다고도 하는데 그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고고한 사람들도 인간의 욕망을 절제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늘 하물며 금권(金權)을 좋아하는 선도자가 돈과 권력이 생기는 일을 마다 할 리가 없고, 그렇게 만들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아픈데 는 만져주고 가려운데 는 긁어 주며 말썽 안 나게 부스러기나 주워 먹는 추종자를 물리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선도자와 추종자의 관계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고,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나 할까?
그렇게 뽕짝이 척척 잘 맞아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가게 달콤한 것을 향유하게 되면 다른 것이 끼어들 틈새가 안 생긴다.
세상이 무너지거나 말거나, 옆 사람이 죽어 나자빠지거나 말거나 보이고 들리는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들이 하는 것은 무조건 정당하고 영원하다는 환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뽕짝 노래를 좋아하니 당연히 뽕짝이 잘 맞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할 것이 아닌 거 같다.
뽕짝으로 인한 부작용이 치명적인 오류를 가져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뽕짝이 너무 잘 맞아 후환이 두려울 것은 없는가?
우리의 잘 맞는 뽕짝이 정도가 아닌 것은 아닌지?
우리가 뽕짝을 맞추려고 하다보니 남들한테 눈총 받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뽕짝 맞추기 결과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장단에 맞춰 뽕짝거리며 손바닥을 맞추고 발바닥만 비빌 것이 아니다.
알아주지 않는 뽕짝의 자아도취에 빠져 수렁텅이에 빠지는 것까지도 뽕짝이 너무 잘 맞는 것이나 아닌지 되돌아보면서 뽕짝이 너무 잘 맞아도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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