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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활달한 여자, 좋아할까?

by Aphraates 2009. 5. 17.

어떤 여자가 좋을까?

둘 중에 하나는 갖고 있으라고 했는데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주제에 그랬다가는 뼈도 못 추리고, 말년에 죽도 한 그릇 못 얻어먹으며 핍박을 받을 텐데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턱도 없는 소리다.

그걸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말도 못하고 답답한 김에 그런 사람이라도 되어 주십사 앙망해보는 것이다.


사람 성격과 사는 품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강 답은 나온다.

주변사람들을 봐 온 경험상으로 그 흐름을 파악할 수가 있다.

단언적으로 말해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것이다.


활달한 여자.


집안 살림은 애초부터 별 관심이 없다.


子 : 엄마, 쿠키가 먹고 싶은데 만들어 주실 수 있어요?

母 : 얘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엄마가 한가하게 그런 거 만들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어? 피자집에 전화해서 맘에 드는 걸로 시켜서 먹어라.

夫 : 내 춘 하복을 한 벌 샀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婦 : 필요하면 사야지요 뭐. 내가 컬렉션 코너 지배인한테 전화해 놓을 테니 당신 맘에 드는 것을 고르던지 아니면, 거기 코디한테 물어서 한 벌 갖고 오세요.


남자는 기다리다 지쳐서 소파에 드러누웠고, 아이들은 놀다가 방바닥에 쓰려져 잠이 들 시간에 그 것도 퇴근이라고 한다.

술에 취해 제 기분대로 가족들을 다 깨워 놓고서 일갈하는 남자는 저리가라로 한 바탕 회오리바람이 인다.

늦게까지 밖에서 고생하는 사람 생각 좀 해야지 집안 꼴이 이게 뭐냐고 투덜거리며 집안을 대충 치우고 나서는 무슨 할 일이 그리도 밀렸는지 책상머리에 앉아서 가방을 열어 서류를 챙긴다.

한 참 뭔가를 하다가 미심쩍은 것이 있는지 한 반중에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그럼 우리 집 앞으로 갖고 오라면서 반바지 차림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나간다.

빨래와 밥하는 것은 어제 해봤는지 잊어버릴 판이다.

손수 와이셔츠 다리는 아내와 책가방 챙겨주는 엄마가 그립다는 소리는 들리는지, 옷장의 가족 외출복과 속옷은 좀이나 안 먹었는지, 냉장고는 채워져 있는지, 주방과 화장실은 너덕이 되었는지, 가족들 기념일이 언제이고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아이들 학교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지......, 가정 사에 아는 것이라고는 거의 없다.

오로지 바깥일과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고 그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그런 여자를 좋아할까?

누구한테 그런 여자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쉬쉬 할 것이다.

겉으로는 똑똑하고 돈 잘 버는 여자를 두었다고 대견스러워 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내가 어쩌다가 저런 드센 말괄량이를 만났는지 모르겠다고 탄식을 할 것이다.


그런 여자를 무조건 콜 하면 큰 문제이다.

태생이 그런데다가 다 가정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하면 작은 문제이다.

가사를 돌보는 것도 좋지만 활달하게 밖으로 나도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알아서 잘 하라고 하면 그럭저럭 유지되어 나간다.


능력이 없어서 여자 덕분에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활동적이고 유능하다 할지라도 그런 여자를 복덩어리라고 하는 남자는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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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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