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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안쓰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by Aphraates 2010. 3. 24.

 

   

 

TFT요원 셋이 한 팀이 되어 불시 현장 안전점검을 다니고 있다.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도 실무 및 통제부서에서 일상적으로 하던 일이다.

그를 강화한 것은 근래 들어 불미스러운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그를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특별 암행감찰을 벌리는 것이다.

그런데 궁여지책으로 하는 악역(惡役)이어서 떨떠름하고 마음 썩 내키지는 않는다.


현장에 나가서 일하는 동료 직원과 공사 업체 종사자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차갑고 부연 황사 바람은 세차고 땅은 질퍽한데다가 열악한 현장여건에 굴하지 않고 남루한 작업복 차림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뭐 하나라도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럽지만 불편하다는 핑계로 회사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무단작업을 하여 사고의 개연성이 다분한 불안한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또한 다른 것은 잘 하고 있지만 완벽을 기할 수는 없는지라 경미한 사항이 지적되면 현장에서 즉석 교육을 하고 시정조치를 시키지만 최소한의 안전 조치에도 미흡하여 이래서는 안 된다고 판단될 때는 안전 지적서를 발부하여 경각심과 불이익을 주기도 하는데 거기에서도 잘 못 했다며 시무룩한 사람은 안쓰럽고 뭐가 잘 못 됐느냐며 따지는 사람은 화가 난다.


“전기공사하는 노란 색의 작업차가 있는 곳에는 우리가 있다”

이렇게 외치며 씩씩하게 출동하여 가깝게는 대전 인근에서부터 멀게는 태안반도까지 충청도 곳곳을 쏴 다니지만 잘못 하는 것을 지적하고 고치도록 하는 것이다 보니 심신이 피곤하다.

이제는 우리나라와 우리 분야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스스로 안전관리를 잘 할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개선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원칙을 고수하는 규정과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현장이 잘 매칭되지 않는 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불편하지만 언젠가는 규정대로 해야 할 것을 미리부터 학습하고 연습해 두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뭐가 그리도 불편하고, 뭐가 그렇게 바쁘고, 얼마나 경비를 절약한다고 규정에 어긋나게 일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물의를 야기시키는 것인지 안전 문화도 사회 문화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kimjyykll.kll.co.kr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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