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가고 있는 지를 생각해봤다.
희망과 실망, 낙관과 비관이 뒤범벅이 돼 있는 것 같다.
국가와 민족의 역정(歷程) 특히,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근현대사(近現代史)를 볼 때 밝은 측면이 많다.
껄끄러운 어두운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를 이롭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의 습성인지라 좀 더 긍정적이고 좋게 평가할 수도 있을 텐데 대체적으로 퇴보 상태에서 갈 지(之) 자 횡보(橫步)를 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아마도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다며 노인 세대를 배척하고, 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며 청년 세대를 못 마땅하게 여기는 중간세대의 자기 방어적인 편견과 오판인지도 모르겠는데 사실이 그런 것 같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다 비슷한가 보다.
전문가들이 그렇게 진단하고 있다.
직접 체감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들을 하고 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를 또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를 찬양할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세월을 헤쳐 나온 우리 같은 세대들이야 퇴보를 하던 진보를 하든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없지만 앞길이 구만리 같은 사람들은 어찌 해야 할 것인지 걱정이다.
고난의 길이다.
우리의 목표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가는 길은 끊임없는 고지(高地)의 연속이 아닌가 한다.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보던 개마고원처럼 산 넘어 산 같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숱한 역경을 겪으며 혼신의 힘을 다 하여 한 고지의 정점에 올라 앞을 보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고지들이 가깝게 또는 까마득하게 서 있어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져 묘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중의 한 고지에 오르고 있다.
갈 길이 먼데 그 한 고지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내가 옳다 네가 옳다 입씨름 중에 오르고 있는데 그게 우리네 인생이고 보다 나은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길일 수도 있다 자위해본다.
현실을 산등성이 능선 구분 식으로 따져봤다.
전체적으로 볼 때 현재 위치는 덜도 더도 아닌 5부 능선이어야 정상이다.
한데 계층별로 각기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보수(保守)는 지금 속도도 빠르니 너무 서두르지 말라며 4부 능선에 있어야 한다 하고 있고, 진보(進步)는 갈 길이 멀다며 서둘러 6부 능선에는 가 있어야 한다고 주창한다.
개도 안 물어 갈 해묵은 잔재 그러나, 왜들 그렇게 꼭 그렇게 분류하려고 프레임을 짜려는 것인지 이념 대결로 보면 더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 우리는 3부 능선에서 횡보(橫步)를 거듭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다 자기들이 옳다고 하지만 중간자적 입장에서 보면 너도 잘 되고 나도 잘 되고 아니라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다.
명분도 실리도 잃어버린 채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안 그런 양 잃어버린 삼십 년이니, 잃어버린 십 년이니 하는 말을 함부로 할 것이 아니다.
작가로서 신문사 편집국장을 한 것을 두고 외도하였다 하면서 우연히 붙여진 호인 “횡보”가 제 격이었다고 주석에서 소회를 밝혔다는 염상섭 작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횡보도 횡보 나름이다.
횡보를 하더라도 아니, 어쩔 수없이 횡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듯이 염 작가님처럼 후세에 칭송을 들을 정도로 멋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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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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