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시간에 갈맛골 사랑방 이야기의 장의 펼쳐졌다.
그 시간이면 잠자리에 들었을 사람들도 많을 텐데 삶의 현장에서 뛰어 다니다가 레지오 주 회합에 나오다보니 저녁을 거른 단원들이 배고파 죽겠다며 간단하게 식사겸 반주를 하려고 하니 같이 가자는데 마다할 입장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분위기 메이커 겸 준(準) 술상무를 하게 된 것이었다.
빛바랜 이빨 발톱 다 빠진 종이호랑이에 갈수록 줄어드는 술 도가니라는 것이 서러운 면이 있기는 하였으니 함께 하자고 하거나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아닌가 한다.
자칭 합리적인 보수에 건전한 진보라고 하지만 가끔 시국과 현안문제를 논하다 보면 가볍게 충돌하기도 하는 성향의 몇몇 단원이 참석했다.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얘기하고 심각하게 부딪히기라도 하면 다독거려야 할 위치인 나인데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의견일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반반으로 나뉘는 보혁(保革)의 갈등이 아니라 통합이었다.
다들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돌아가는 상황을 훤히 내려다보고 있는데 정작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은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으로 일관한단다.
희망은 간 데 없고 비전도, 능력도, 의지도, 원칙도, 신뢰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구태의연한 작태만 반복하고 있어 실망스럽다는 것이었다.
그 쪽은 그 쪽이고 이쪽은 이 쪽이니 관심가질 필요도 없이 구어 먹던 삶아 먹든 알아서 하게 내버려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느 특정 계층만을 두고 하는 불만이 아니었다.
말하는 우리들을 포함하여 잘못 된 흐름이 그렇다는 것이었다.
어떤 역경도 이겨낼 것이라며 우리의 저력을 믿지만 많은 손실과 흠집이 일어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지구촌 대한민국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000길 00의 한 구텡이서만 그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아닐 텐데 알아들을 사람들은 알아들고 뭘 하나 하더라도 원친과 기본과 상식과 화합으로 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것 보세요.
댁들의 눈에는 멍청하게 보이는 사람들인 거 같은데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그런 댁들의 외양과 속내를 샅샅이 내려다보고 있다는데 뭐 찔리는 것이 없는지 모르겠네요.
아, 그런 것 하고는 담 쌓은 지 오래 됐으니 맘대로 하라고요?
댁들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하면 그렇게 말로만 하면 조선 팔도 수천만 사람들이 먹고도 남아 한 보따리씩 싸 갖고 가도 될 겁니다.
뭐 손에 잡히고 입에 들어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잘 못 했다, 엄정 대처하겠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하고 돌아서면 내내 그 타령이니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실상이 그러니 전형적인 립서 비스라는 것을 댁들도 인정할겁니다.
아, 한두 번 당해 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이렇게 튀는 것인지 홧병나게 생겼는데 댁들은 그런 걸 보는 게 나쁘지 않지요?
그거 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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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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