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뒷동산인 칠갑산(七甲山)에 피아골이라고 있다.
지금이야 수시로 지나치고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몰려와 반들반들해진 산이 돼서 친근하게 뒷동산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이 어렸을 적에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먼 산이었다.
우거진 자연림 나무숲에 한 번 들어가서 잘 못 하면 길을 잃고 헤매는 험준한 산이고, 자칫 잘못하면 산짐승들로부터 위해를 당할 수 있다고 소문이 어서 그 산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칠갑산 아흔 아홉 골 이라고 하지만 알려진 것은 피아골, 용못골, 천장골, 냉천골 정도였다.
알려진 몇몇 골도 말로만 들었지 잘 가는 골이 아니었기 때문에 멀리 있는 딴 동네 깊은 산속의 한 골처럼 느껴졌다.
피아골.
첩첩산중의 계곡으로 알고 있던 그 곳이 지금은 칠갑산 순환 도로변의 도림 언덕으로 변모했다.
마재 터널 바로 아래에 있는 우리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길(吉) 친구의 민박집 언저리로 둔갑한 것이다.
숨겨있던 것을 박물관에 전시하려고 세상에 내오듯이 놓듯이 깊은 곳에 숨어있는 피아골을 옮겨다 놓은 것이 그 주변이 개발이 되어 그 만큼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연기가 안 나는 싸리 가지를 태워 밥을 해먹든 빨치산들만 사는 지리산의 피아골이 유원지로 변모하여 신선한 감이 없어진 것과 비슷한 것이다.
지리산 피아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처음에는 전라도에서 왜 충청도 우리 고향 칠갑산에 있는 피아골이란 이름을 갖다가 쓰는가 하고 불만이 있기도 했었는데 죽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칠갑삭과 지리산의 산세(山勢)나 유명세나 역사성을 감안해 볼 때 그 반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딴에 글쟁이라고......,
너무 비약했나보다.
전혀 관련성이 없는데도 얼렁뚱땅 상상의 나래도 잘 펼치고. 즉흥적으로 갖다가 잘도 붙이기도 해요.
본래 산자수려(山紫水麗)한 피아골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었는데 마피아 얘기를 하다 보니 발음이 비슷한 피아가 나와 추억의 피아골을 되돌아보고 한번 엮어본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나 등장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에 대한 것도 아니고 그 친척이자 사생아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의 각종 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피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역시 줄기차게 피아 척결을 외치지만 실현시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구호가 요란한 것은 과거나 현재나 비슷한 것 같다.
거기에서도 인내심이 필요할 거 같다.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뭐고 단칼에 베일 수는 없다.
피아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가면서 나아질 것이다.
지금은 그 과정의 한 단계이니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고통을 참아내야겠다.
에둘러 보면 피아 문제가 심각하긴 한 것 같다.
어찌나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지 분류할 것도 없이 그냥 갖다가 붙이면 다 피아다.
모피아/금피아/산피아/해피아/원피아/철피아/군피아/소피아/세피아/노피아/핵피아/연피아/에피아/특피아/팜피아/교피아/특피아모피아......, 관피아 천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건 무슨 피아인가?
변신하는 언론인들 이야기다.
언피아라고 통한다.
하지만 워낙 파급 영향이 커서 그리 간단한 말로는 성이 안 찰 것 같다.
셀프나 헬프 홍보를 할 수는 없는 것인지라 홍보가 덜 된 탓인지 아니면, 다른 피아와는 구별이 되고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요즈음 종편(綜編)에 가보면 내가 정당, 정부, 청와대 방송 채널로 잘 못 들어왔나 하고 착각할 정도로 문지방을 넘나드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다.
권언유착(權言癒着)도 정경유착(政經癒着) 못지않은 것 같다.
저명한 언론인으로 활약하다가 정관계로 가고, 거기서 소임을 다하거나 도중하차하면 다시 친정으로 복귀하고, 다시 기회가 생기거나 기회를 만들어 외도를 하기 때문에 저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지금 같이 복잡 다원화된 첨단 고도산업사회에서 문과다 이과다 하면서 굳이 전공을 따질 것은 아니지만 너무 뒤섞인 것 같다.
도대체 그 들은 전공이 무엇이며, 뭐라고 호칭을 해야 할지도 곤란하다.
자리에서 물러났을지라도 예의상 높은 데로 변신했던 자리의 호칭을 그대로 불러야 하는 것인지, 도루묵이 된 예전의 호칭대로 무슨 기자나 앵커라고 불러야 할 지 혼란과 실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전 현직 피아의 호칭에 대한 의전 절차라도 만들었으면 한다.
간절히 소원컨대, 기왕 멋진 이름을 만들라치면 성은 소 가요 이름은 피아로 이른바 소피아(Sophia Loren)이라고 하듯이 3포 세대의 백수들도 백피아(백수마피아)라는 멋진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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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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