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權)과 돈(金)과 맘(心).
그 중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를 생각해봤다.
또 그들 셋의 조화와 부조화 관계는 어떨지도 생각해봤다.
세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고, 단독으로 존재할 수도 있고 복합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어우러지고 안 어우러지는 것은 수시로 달라질 것이다.
물론 셋을 다 갖고 있으면서 그게 잘 맞아 돌아간다면 최상일 테지만 그리 완벽하게 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가 남으면 다른 하나가 부족한 것이 세상이다.
모두가 넘쳐흐르도록 놔두지도 않을 뿐더러 그리 된다면 오히려 불공평하고 균형이 깨지는 것이니 절대로 그리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윤구월(閏九月)이 끝나고 시월이 시작되는 지난 11월 22일을 기점으로 하여 주말과 주일은 물론이고 평일까지도 길일(吉日)들의 연속이었다.
명석한 사람들이 그를 놓칠 리가 없고, 놓쳐서도 안 된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지 누구 대신해 주지 않는다.
남들이 좋다는 날이 좋은 날이다.
일부러 용하다는 도사님을 찾아다니면서 내 아이들이 건강하게 부자로 살며 자손을 풍성하게 해 준다는 좋은 날을 택일하려고 수고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그런 거는 삭 무시한다고 어깃장 부릴 것도 아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좋다는 날로 자연스럽게 잡으면 될 것을 청개구리처럼 남들이 기피하는 날을 일부러 찾아 하려는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
자식들을 생각하는 부모 맘 따라,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자식 맘 따라일텐데 그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집의 혼사가 있었다.
상황에 따라 직접 찾아가 축하를 해 주기도 하고, 인터넷 뱅킹 부조로 삭막한 인사를 대신하기도 하고, 기이브 앤 테이크(Give & Take :주고받기)를 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것으로 축하를 대신하기도 했는데 거기에서 힘과 돈과 맘의 역학관계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결론도 나왔다.
셋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인당 식대만 해도 십 만 원이 넘는 화려한 권문세도가(權門勢道家)의 결혼식장에 가서 식대비 반이 안 되는 축하금을 내면서도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당당했다.
그런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결혼식 전에 사전에 축하라도 해 주려고 먼 길을 달려갔으나 차 한 잔 함께 못 하고 문간에 서서 간단한 인사를 하고 되돌아 온 초라한 필부필부가(匹夫匹婦家) 앞에서는 그 남루하고 피곤해 하는 모습에 찾아간 자신의 어깨가 축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두 집이 비교가 됐다.
그리고 어느 집이 더 낫다거나 못 하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
화려한 집에 힘이나 돈이 없었다면 초라했을 것이고, 초라한 집에서 정이 없었더라면 더 초라했을텐데 그나마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주고 있다는 생각에 들어 다행이었다.
아이고, 미당 선생 지금 놀고 계시네요.
세상풍파 단 겪어보고, 산전수전 다 치러보고, 부귀영화의 달콤한 맛을 모를 리 없는 고상한 양반이 철 들만 하더니 망령이 나셨나 그 무슨 궤변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오.
허허, 그렇게 보였다니 그 거 참이오.
까마귀 노는데 백로야 가지 말라는 식의 충고는 아니지만 세상 물정 알 만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부끄러운 모습이라니 안 됐구려.
나는 선각자도, 사상가도, 교육가도, 개척자도, 구호자도, 성공인도 아니지만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인데 그를 강제할 권한은 없으니 알아서들 하시구려.
다만 이것만은 명심하시오.
언젠가는 그대들도 셋의 관계가 어떻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달을 것이며 그 때는 이미 늦었다고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섣달 초하루 (0) | 2014.12.01 |
---|---|
2014년 11월30일 Twitter 이야기 (0) | 2014.11.30 |
2014년 11월29일 Twitter 이야기 (0) | 2014.11.29 |
금기 (0) | 2014.11.29 |
2014년 11월27일 Twitter 이야기 (0) | 201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