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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인단협

by Aphraates 2014. 12. 14.

선거 때만 되면 점(占) 집이 만원이란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뾰쪽한 방법이 없어 답답하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곳을 찾는다는데 국가 대사를 다루어야 할 사람들이 그런다는 것은 좀 우스꽝스럽지만 목이 바짝바짝 마르 정도로 다급한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 같다.

 

인내력 테스트나 한번 해 볼까?

인내력을 기르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해 본다.

그리고 내 주변에 또는, 가까운 곳과 멀리 떨어진 곳 여기저기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를 듣는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내력이 아니라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의 인내력이라는 의미인지라 참 안타깝다.

 

바로 자숙하곤 한다.

지금 내 입장에서 뭐 그럴 필요가 있느냐면서 스스로를 달랜다.

누구 말마따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될 것 아니냐고 애써 태연한 척 한다.

하지만 막상 이런 저런 것들과 맞부딪히면 욱 하는 O형 성격을 주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일들이 많다.

하도 단련이 되어 웬만한 것으로는 무덤덤하다.

그렇다고 안심은 금물이다.

꾹꾹 참는데도 한계점에 이를 때가 있다.

살금살금 약이 올라 이러다가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되어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 감정, 마음 등을 절제하고 조절하는 일)도 생각해본다.

 

답답해서 점집을 찾는 정치인처럼 인내력 강화를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여러 곳을 뒤적여봤다.

검색을 하다 보니 인내력을 키운다거나 약화시킨다거나 하는 것에 관계없이 재미난 것을 발견했다.

한국인내력단련협회, 약칭으로 인단협(忍鍛協)이라 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임금과 단체협약을 다루는 노사 협의체인 임단협(賃團協)인줄 알았더니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라 인내력을 키워준다는 사설 단체였다.

이런 단체 저런 단체 별 요상한 단체를 많이 봤지만 무슨 특공대 혹한기나 혹서기 극기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단체가 있다는 것과 거기서 뭘 한다는 것인가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는데 뭘 하는 곳인지 알아보려고 들어갔더니 폐쇄된 사이트였다.

 

그 사이트가 어떻게 운영됐었는지 또한, 무엇에 대한 인내력을 단련시켜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인내력과 관련 있는 듯한 사이트와 카페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보니 인내력의 한계에 고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추리가 가능했다.

 

창피 사건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인내력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조용하게 살 것이지 그런 것 하나 스스로 이겨내지 못 하고 남의 도움을 받아 인내력을 키우려는 것은 혹시나 하는 바람으로 점 집을 찾는 유력 인사들만큼이나 창피스런 일이니 다시는 그런 걸 들춰보지도 말라면서 빠져나왔지만 극도로 불안하면 점 집이라도 찾아가야 안심이 되는 것을 손가락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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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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