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동 천주교 복지관(福祉館)에 다녀오면서 한밭대로에 들어서니 멋진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멀리 보이는 계룡산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평지인 한밭에서 볼 때는 우뚝 솟은 산이다.
높게 드리워진 맑고 푸른 하늘과 맞닿은 여로 봉우리의 설산(雪山)이었다.
은은하고 포근했다.
뭔가 영감이 떠오를 것 같았지만 운전 중이라 그럴 겨를이 없었다.
집에 들어와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 설산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트래킹 생각이 다시 났다.
내 몸 상태와 등산 실력으로는 가벼운 올래 길 걷는 것도 무리다.
계룡산이나 칠갑산을 넘으려 해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틋함처럼 간직하고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이지만 그에 목매어 허덕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리움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
오지(奧地) 험지(險地) 트래킹이다.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지만 세계 3대 트래킹 코스와 함께 히말리아나 파미르나 파타고니아 트래킹을 해 보고 싶다는 맘이 다시 일었다.
오후에는 심한 눈보라 때문에 가시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설산이었지만 그 모습은 그대 맘속에 남아서 아름다움을 이어갔다.
어제 저녁의 8대 갈마사(葛馬司) 회장단과 갈마 출신 신부님들과 송년 만찬이 있었는데 특별한 음식을 만들었다.
그 것들을 조금씩 덜어 놨다가 소꼬리탕, 막걸리, 결혼식 집 떡, 초코렛, 신문 박스와 함께 싣고 고향 청양 미당(靑陽 美堂)의 큰집에 다녀왔다.
큰형님 내외분께 드리기 위한 것이었다.
겸사겸사해서 사나운 날씨에 아버지와 어머니 산소도 건재한지 둘러보고 싶어서였다.
고향에 잠시 머물렀다가 국도를 통해 돌아오는 길도 참 좋았다.
오전의 설산과 죽 연관된 것이었다.
북쪽인 우리 고향에서 보는 계룡산은 남쪽인 대전에서 보는 것과는 정반대인데 바로 앞 동네도 안 보이는 날씨 때문에 설산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산(定山) 장터 길가의 찻간에서 눈보라치는 밖을 바라보며 호떡과 오뎅 국물을 먹는 부부의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도 설산 이상으로 정감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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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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