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해요.
어제의 암울했던 “어정쩡했어요”의 제 2탄이다.
근래 보기 드문 혹한(酷寒)으로 꽁꽁 얼어붙은 동토(凍土)만큼이나 냉랭(冷冷)한 것이 참담(慘憺)하다.
“칙칙폭폭”은 증기 기관차가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정겨운 소리였다.
초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움직이는 것을 흉내 내는 말을 의태어(擬態語)라, 소리를 흉내 내는 말을 의성어(擬聲語)라 한다고 배운 기억이 난다.
그림으로만 보고, 노랫말로만 듣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수학여행 가서 기차를 처음 본 촌자(村者)로서는 더없이 웅장하고 신기한 기차와 기찻소리가 아니었다.
지금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 소리도 소음이라 하여 배척당한다.
기차도 많이 변천했다.
기차의 주종인 사천 KTX를 타면 찰그락 찰그락 하는 선로 이음매를 지나치는 소리가 빠르고 자그만하게 들릴 따름이다.
칙칙폭폭은 두 소리가 합쳐져서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그리운 추억이 떠오르는 좋은 이미지의 말이다.
둘을 분리해서 각각 쓰면 칙칙하다(산뜻하거나 맑지 않고 어두우며 짙다)와 폭폭하다(몹시 상하거나 불끈불끈 화가 치미는 듯하다)를 움틍거려 “칙칙폭폭 해요” 라고 사족을 달으면 안 좋은 말로 된다.
전라도 사투리로 쓰면 징하다(‘징그럽다’의 방언)는 것이다.
칙칙폭폭의 증기기관차는 철도 박물관으로 들어간 지 오래인데 일탈한 칙칙하고 폭폭한 것들이 우리의 가슴을 콕콕 찌르고 있다.
극과 극이 합쳐져서 칙칙폭폭이 추억어린 좋은 말로 쓰일 수도 있을 텐데 왜 제 각각으로 놀아 사람 심난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징하다는 전라도 사투리를 찾아보다가 수많은 전라도 방언이 수록된 자료를 발견했다.
이참에 재미난 전라도 사투리나 살펴봐야겠다.
지역갈등 문제가 해소되었는지 더 심화되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평안도는 풀밭의 호랑이, 함경도는 하와이, 강원도는 감자바위, 경상도는 문둥이, 전라도는 개똥쇠, 충청도는 멍청도, 서울 경기도 깍쟁이 등등 좀 안 좋은 말을 우스갯소리로 써도 지역감정 조장한다며 얼굴을 붉히지는 않으니 맘 놓고 찾아 지방 사투리를 찾아 활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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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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