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出入) 문제도 복잡하다.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자유일 수도 있고 강제일 수도 있다.
또 좋은 것일 수도 잇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각기 다르게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기에 그렇다.
화성이나 금성에서 온 것도 아니고 이 지구촌에 사는 것이니 사람 사는 게 별반 다를 것이 없이 그저 그렇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이 극과 극으로 적나라하게 갈리는 경우도 있고, 둘이 합쳐져서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이 어사무사(於思無思)한 경우도 있다.
수평선상에서 보거나 상부 또는 하부에서 바라보거나 자신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 하는 한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저렇게들 안 살아도 우리는 왜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고, 좀 더 나은 삶을 살아야지 그런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겠다고 늘 반성을 하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것인지 번민의 시간에서 헤어나지 못 하는 때는 괴롭다.
가출과 귀가, 퇴사와 입사, 출국과 입국......,
나가고 들어오는데 다 나름대로의 의미와 이유가 있는 것이니 평상시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밝지 않은 상태로 나가고 들어오는 처지가 된다면 고심을 하게 되고 긴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는 것이다.
윤 9월 이후로 몇 주간에 걸쳐 결혼식이 많았다.
때로는 부부동반으로, 때로는 혼자서 겹치기로 식장으로 가 축하를 해 주면서 축복을 내려주시라고 기도드렸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맘속으로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가벼이 여기는 일 없이 잘 살아야 한다는 부탁을 하곤 했다.
새로이 힘차게 출발하는 신혼부부한테 특별히 그러지 않아도 하느님의 은총과 주변의 응원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잘 될 텐데 새삼스레 걱정할 것은 아니다.
하나 맘을 푹 놓고 안심할 것도 아니다.
백년가약(百年佳約)을 십년도 넘기지 못 하고 가족들이 뿔뿔이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희희낙락하는 목불인견의 모습으로 인하여 당하는 고통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남의 일이라고 그렇게 속편하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기쁘기보다는 슬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소비심리 저하로 전체적인 매출은 줄었다는데 주말이나 주일뿐 아니라 주중 내내 발 디딜 팀이 없는 백화점이란다.
혹서를 피하기 위하여 시원한 백화점 매장으로 찾아드는 것처럼 혹한을 피하기 위하여 백화점으로 들어오는 쫀쫀한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 라는 빛바랜 캠페인이 고개를 들지라도 가는 세월과 함께 하면서 추억과 그리움을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극소수의 사람들한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대전의 브랜드 백화점 두 곳에 사람들이 북적인다고 해 봐야 만 오천 명만 들어가도 북새통을 이룰 텐데 그 숫자라고 해봐야 대전시 대략 인구 150만의 1% 수준이다.
구공탄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세모를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생활이 그 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
좋은 말이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꿈같은 말이다.
어렸을 적부터 액자 속의 명언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어디엔가는 정좌(正坐)하고 있겠지만 실천하기는 더 어려운진 거 같아 결국은 포기하고 성인군자들의 덕목일 따름이라고 물러선다.
가정과 가족과 집안 밖에 모르던 여인이 가출을 하고 싶을 때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아왔는데 소녀시절 사색에 잠겨 걷던 천순 내리는 거리가 그리워서 다 팽개치고 집을 나가려고 하는 푼수 댁은 없을 것이다.
천하 없는 일이 있어도 참고 참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머리가 터질 거 같은 한계점에 이르면 아내와 엄마와 자손이라는 것도 다 잊어버리고 훌쩍 떠나고 싶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역시 집과 일 밖에 모르던 범생이 남자가 귀가하고 싶지 않을 때도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피땀 어린 노력으로 모진 풍파를 견디어 내고 오늘을 일구었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공염불이 될 수도 있는 탈선을 자청해서 할 칠삭둥이는 없을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수도 없이 넘겨 어지간한 고난같은 것은 오히려 반기는 편이지만 십년 공무 나무아미타불이 되어 공든 탑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면 재잘거리며 기다리는 가족보다도 공포가 더 엄습하여 어디론가 피신을 하고 싶은 탈선을 하는 것이다.
수심 가득한 얼굴에 정제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봐서 가출하려고 문을 나서는 여인을 때마침 탁발하러 나왔던 시오리도 더 떨이진 절의 노승(老僧)이 합장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보살님, 어여 떠나시오. 그럴 때는 한 바퀴 휘 돌아보면서 자신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가출은 아니오(No)입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하는 사랑으로 태클을 걸었다.
구제되고 안 되고는 본인이 할 나름인지라 더 이상은 어찌 할 수 없어 가던 길을 가는 데 이번에는 정반대로 귀가를 하지 않으려고 저잣거리에서 노닐며 몸부림치는 멀쑥한 남자를 만났다.
그 또한 불쌍한 인생인지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여보시오, 하고 싶은 대로 맘대로 하시오. 술도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계집질도 하고 싶으면 하고, 쌈박질도 하고 싶으면 머리 터지게 싸울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성과 이성을 잃고 남한테 폐해를 주는 해서는 그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올 수 없으니 그 점만은 명심하시오. 그리고 절대로 귀가는 예(Yes)입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하는 것으로 훼방 놓는 것으로 자비를 베푸셨다.
정말로 집을 나가고 싶어요.
진짜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그러는 것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멸문(滅門)과 파멸(破滅)의 길이다.
고도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런 소리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실망스럽고도 슬픈 일이다.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고전판 친정아버지의 지엄한 말씀이 지금도 완벽하게 통하지는 않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대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시집살이가 어려우면 지체 말고 보따리 싸서 집으로 돌아오라는 현대판 친정 엄마의 주책스런 말이 용인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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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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