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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쿠오바디스

by Aphraates 2016. 2. 13.

지난 수요일에 재의 예식을 하고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다.

그 대목에서는 엄숙하지만 주변이 심난하다.

거기에다가 겨울비가 주룩주룩 때로는 살포시 내리고도 있다.

우리가 처한 어두운 현실이 그에 오버랩 된다.

이런 상황에서 쿠오바디스란 말이 튀어나오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다.

한스럽고 서글프다.

맘이 아프고, 몸도 아프다.

 

 

조선 엽전이란 말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치부하기보다는 약간은 인정하면서도 은근과 끈기가 있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에 더 무게 중심을 두는 자긍심이 강한 편인데 때로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기도 할 정도로 혼란스런 면도 있다.

 

 

남의 나라와 비교해 볼 때 많은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구촌 10대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원동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것은 역설적이게도 생존본능으로 시시각각으로 몰려오는 내우외한을 잘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구한 세월을 그리 해 왔다면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으면 이제는 그 내우외환이 종식될 때도 되었건만 현실은 그게 아니다.

내우외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흑사병, 에이즈, 소두증으로 이어지는 정체불명의 질병처럼 하나를 제압하면 또 다른 요상한 것이 만들어져 나오는 바이러스 같다.

 

 

우리는 지금 진퇴양난이다.

외적으로는 열강들 틈바구니에 끼어 운신의 폭이 좁은 상태다.

내적으로는 남북과 동서는 물론이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다 있다고 할 정도로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날로 첨단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성장통(成長痛)의 다양화와 다변화 현상일 수 있다고 좋게 생각하면서도 고질적인 우리들의 아픈 구석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든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Quo Vadis Domine?)

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Quo Vadis Korea?)

 

 

주님께서는 당신 뜻대로 숙명적으로 가시는 것이니 뭐라 진언을 드릴 수는 없다.

주어진 대로 따르면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다르다.

정해진 길을 가거나 갈 길을 정하는 것은 운명적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그 운명을 우리들 스스로가 좋은 방향으로 개척해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 희망을 제시하고 운동화 끈을 단단히 하고. 허리띠를 졸라 매고, 머리띠를 두르고 힘을 합쳐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정진해야겠다.

눈치보고 삿대질하면서 김새고 힘 빠지는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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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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