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중요성을 따지기 전에 재미없는 이야기가 있다.
듣기 싫은 소리와는 별개다.
그 중의 하나가 북한 이야기다.
누가 뭐래도 북한 문제는 우리 민족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이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그렇게 중요하다면 당사자인 우리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으면서 민감해야 할 거 같은데 안 그렇다.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흥미가 없어진다.
듣노라면 딱딱하고 지루하다.
계속 듣고 있기가 쉽지 않다.
천추의 한이 남는 이산가족이라던가. 어렵게 사는 북한 동포 이야기라던가. 해결이 요원해 보이는 핵과 군사 긴장 문제라던가 등등의 북한 이야기들은 남의 동네 이야기처럼 간단하게 듣고 넘어갈 것이 아니다.
북한 이야기에 대한 종착점은 결국 통일이다.
한반도와 한민족이 융성하고, 발전하고, 빛나는 유산을 남기고, 인류 공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평화로운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귀가 솔깃하다.
그러나 중요하고도 긴박한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 잠시 뿐이지 이내 식어버려 무감각해진다.
뭔가는 앞뒤가 안 맞는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안 되므로 왜 그런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지지부진하던 남북 간의 게임이라서 그런 것 같다.
뭔가는 하는 것 같은데 가시적인 결과물이 없이 밀당이 이어지다 보니 무디어 지고 식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 연말만 봐도 그렇다.
외국에서는 한반도에 금방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는데 총구를 코앞에 서로 맞대고 있는 우리들은 심각하지 않았다.
왜 그런 국외자(局外者) 입장이었던 것인지 곰곰 생각을 해봤다.
애국자가 아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민족들보다도 자기 것에 대한 애착과 소유욕이 강하여 그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한민족이 그럴 리는 없다.
내 일이 아니라 먼 나라 이야기라서?
그도 아니다.
문제의 당사자들로 서시각각으로 남북대치의 긴장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강 건너 불로 바라만 볼 처지가 아니다.
그 밖에 북한과 특별한 연고가 없다거나, 걸핏하면 북풍을 악용하거나, 열강들에 갇혀 자주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던가 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아마도 북한 이야기가 재미없이 들리는 것은 이런 이유였던 것 같다.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한 번 벌어지면 한반도, 동북아, 일본 열도는 물론이고 지구촌이 어찌 될지 모르는데 걱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들이었던 것 같다.
결국 대치 국면이 너무 길다보니 고착화 되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이루어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북한 이야기만 딱딱하고 지루하여 고개를 돌렸던 것 같다.
통일부에는 북한과 외교 분야 엘리트 공무원들이 많은데 별 재미없을 것 같고, 해박한 지식으로 북한과 주변 정세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대학(원)의 북한학과 전문가들은 무슨 재미로 북한을 연구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즈음은 달라졌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북한 관련 뉴스들에 대한 관심들이 높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물 만난 물고기처럼 깃발을 날리고 있다.
인기 없는 분야라는 인식하에서도 묵묵히 연구하고 일한 준비된 그 들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한숨도 나왔다.
참혹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무덤덤하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돌변하여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평행선을 긋거나 마주 달려오는 기차가 부딪히는 것처럼 답이 없던 북한 문제가 풀릴 실마리가 현실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스토리 (Story: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오리무중이 서서히 걷히고 뭔가는 보이기 때문에 요원하던 것을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어서 신문을 펼치면 뭐 없나 하고 들여다보게 되고, 거기에는 뭔가는 이야기 거리가 나와 있어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북한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연예인들과 관계자들이 피로도 잊은 채 상기된 얼굴로 성공적인 공연에 대해서 극찬을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행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예전 같으면 잡혀 들어가 곤장을 맞을 사람들이고, 아직도 왜 그런 모습을 자꾸 보여주느냐고 역정을 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감동적인 것은 다녀온 사람들이나 화면을 통해 보는 사람들이나 마차가지인 것 같다.
순탄대로일 수도 있고 첩첩산중일 수도 있을 남북문제다.
서로 인내와 양보와 사랑으로 임하여 좋은 결과가 계속 이어졌으면 바람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만큼이나 널리널리 퍼져 재미있는 이야기로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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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