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비군이라 했다.
시골인 사양 변전소에서 근무할 때 알고 지내는 현역 대위나 소령 출신의 예비군 지역 중대장들이 향토예비군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다.
병장으로 제대한 지 얼마 안 되어 전방에서 위관 급이나 영관 급 장교 보기를 하늘 같이 여기던 것에 비하면 너무 자학하는 것 같아서 의아해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왜 스스로를 야비군이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열악했다.
훈련을 시키는 측이나 훈련을 받는 측이나 성의와 열의가 없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필요하여 만든 예비군 제도이지만 강군은 요원했다.
주관하는 측에서까지 그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었고, 현역과 보충역 출신으로 강제로 끌려가 훈련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순전히 시간 때우기 식이었던 인기 없는 것이었다.
군인도 아니고 노무자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과 자세이다 보니 그리 됐다.
천하 없는 특수부대원으로 사선을 넘나들다 만기 제대하여 눈이 반짝거리던 용사나 앞으로 가라면 뒤로 가고 우로 가라면 좌로 가면서 제식 훈련도 제대로 터득하지 못 하고 병역을 필한 후에 훈련장에 나타나 게심치레한 눈의 방위나 한 곳에 모아 놓고 훈련을 하다 보면 아름답지 못한 야비군으로 추락하기는 매마찬가지였다.
그런 예비군 제도를 개편되는가 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잘 됐다.
그렇다고 지금 같은 국내외 상황과 세상 흐름에서 정부와 군에서 계획한 대로 야비군 부대가 정예부대로 변신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어려울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기는 하다.
미당 선생 같은 사람도 꼬부라지고 자빠질 지경의 노병(老兵) 예비군이지만 연락병 같은 역할은 할 의향이 있으니 그런 열의가 우리들 모두에게 있는 한 무서운 것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중학생들 두려워 전쟁 일으키지 못 하다는 우스개 소리마따나 골골하지만 질기고 질린 애국심의 노땅들 때문에 함부로 대들 수 없다는 말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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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