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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돈장사

by Aphraates 2020. 7. 23.

물 좋던 돈장사도 한 물 간 모양이다.

 

돈장사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1, 2, 3금융권 모두 지속해서 몸집을 키워왔다.

가능하면 점포 수를 늘리고 외연을 확장했다.

커진 만큼 여신고(대출)와 수신고(예금)도 늘었다.

돈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 박리다매 수순이 되어야 하는데 이윤 폭은 여전하여 고리다매 형태를 유지하면서 재미가 짭짤했다.

한 마디로 꽃피는 봄날의 호시절(好時節)이었다.

 

꽃은 피면 지기 마련이다.

권불십년에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들이대기는 그렇지만 좋은 시절 다 갔다고 한단다.

양적 성장의 한계에 도달해 가는 것이다.

외국 금융에 비하며 아직도 더 클 여지가 있을 듯도 한 데 아닌가 보다.

가능하면 점포를 줄인단다.

통폐합하여 대형화하는 추세로 간단다.

금융업무의 온라인화로 돈장사 환경과 방식이 달라져 질적으로 자구책을 찾는 것이란다.

 

우리나라에서 돈장사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어느 나라고 간에 개발도상기에는 다 그렇단다.

정부에서 저리의 정책금융을 받아다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담보대출로 막대한 이윤을 낼 때 돈장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인재들이 몰리고, 일반인한테 문턱도 높고, 수지타산이 맞아 고액 연봉 서열에 끼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빛 좋은 개살구 격이라고 탄식하는 돈장사도 있다.

부실 대출과 채권으로 서리 맞는 것은 다반사고, 자녀들이 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퇴직하는 것은 관례화되고, 네 돈이냐 내 돈이냐 하면서 펑펑 잘도 쓰던 돈은 고갈되어 야근하고서도 그냥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는 것이 보통이란다.

 

죽는소리 한다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은 아닐 것이다.

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옛날같이 꽃길은 아니지만 그렇게 근근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거기 속사정을 잘 아는 이의 전갈이다.

 

그래도 수난은 수난인가보다.

은행 점포가 확 줄어들어 관계 당국에서 조사에 들어갔단다.

장단점이 있고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것이다.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위축과 고객감소 때문이라고 하지만 요 때를 기하여 과감한 구조개혁 즉, 인원 감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중학교 시절 처음 보고 은행이 뭐 하는 곳인가 했던 중동 차부 앞의 국민은행 공주지점 건물(신축)

 

돈은 돈이다.

그 위력이 죽은 것은 아니다.

돈장사도 짙은 돋보기 안경 쓴 전당포 노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한 머리의 인재들이 하는 것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잘 적응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또 다른 기반을 구축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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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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