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이라면 좀 불만스럽다.
다음 기회를 볼 수는 있지만 줄기차게 해왔는데 별로 남는 것이 없이 현상유지를 하여 답보상태라면 맘에 안 드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손에 든 본전도 본전 나름이다.
선방하여 본전한 것이라면 다행일 수도 있고, 부진하여 본전한 것이라면 손해일 수도 있다.
실실 장난으로 하다가 본전도 못 찾는다거나 본전 몇 배는 더 벌었다고 떠들지만 속빈 강정내지는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거나 하면 망한 것이다.
허황된 생각으로 밀어붙인다.
뜬구름 잡는 식으로 일확천금을 노린다.
그랬다가는 십중팔구 본전도 못 찾는다.
투기와 사기, 주식과 놀음에 시름이 깊어진 게 거기에 속할 거 같다.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고 막연하게 시작한다.
이자율이 형편없이 낮은 은행에 짱 박아두느니 슬슬 굴려서 좀 불려볼까 하고 순수한 맘으로 시작한다.
결과는 뻔하다.
생물처럼 움직인다는 돈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 생각처럼 움직여주는 게 아니다.
본전도 못 찾는 사단이 벌어지는 것이다.
나는 돈을 죽어라 하고 짝사랑 하지만 돈은 죽으라 하고 내빼는 것이다.
다 욕심이 화근이다.
한 입에 굵게 먹으려는 것이 문제다.
좀 알거나 재미를 보는 것으로 끝나면 좋은데 사람이 그게 아니다.
돈이 눈에 보이면 간뎅이가 붜 무리수를 범하게 된다.
무리수가 고무풍선 바람 빠지듯이 쑥 빠져 본전도 못찾게되면 그때부터는 머리가 돌아 자꾸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이다.
본전만 찾자.
그러면 손을 깨끗이 씻고 발을 뺀다고 하지만 줄어드는 본전은 사람을 자꾸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게 아등바등 발버둥치다보면 결국은 자신은 물론이고 누가 힘을 보태도 빠져 나오지 못 하는 진퇴양난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잘 해봐야 본전이다.
그런데 착각하여 밑져봐야 본전이라고 섣부르게 대들었다가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반대로 밑져봐야 본전인데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치면 후회를 하게 된다.
때문에 무슨 일을 하던 판단을 잘 하고, 기회 포착을 잘 해야 한다.
이 달 초순이다.
안양에서 교육 받을 때다.
한참 후배인 YB 강사님이 강의를 하다가 여담을 했다.
맹물로 머리 감는 이야기였다.
그냥 나온 소리는 아니었다.
강의실을 훤하게 빛나가 하는 OB 몇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사가 선배님들 연세가 많아 보이신다면서 죽 둘러보다가 빛나리 교육생을 보고는 탈모 방지에 대하여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머리를 감을 때 비누나 세제를 사용 안 한지 몇 년 됐는데 탈모방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시도해 보라는 것이었다.
강사도 어느 방송을 보고 처음 시작했단다.
어느 전문가가 출연하여 모근을 세재를 사용하여 너무 깨끗하게 하면 그를 채우려는 피부 본능 작용 때문에 머리가 더 빠지게 되는데 머리는 감되 비누를 쓰지 말라는 것이 전부였단다.
가능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경험자의 경험담이고, 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시도를 해 봤단다,
처음에는 좀 가렵기도 하고 깔끔하질 못 했단다.
그런데 참고 몇 달 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머리 한 번 감으면 한 움큼씩 빠지던 머리가 빠진 머리를 셀 정도로 안 빠지더란다.
우연의 일치인지, 맹물 머리감는 방법의 효과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획기적인 변화가 지금까지 죽 이어져 오고 있단다.
귀가 여린 사람이 그냥 지나치면 서운하다.
미당 선생은 머리가 부실하거나 적은 편이 아니다.
새로운 방법을 쓴다면 부작용을 염려할ㅇ 수도 있지만 안 써서 일어나는 부작용은 없을 것 같아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맹물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한 지 3주가 됐다.
세재로 박박 감던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아무 것도 안 썼는데 차이가 없다면 돈을 들여가면서 뭘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번 사례 같은 경우는 분명 밑져야 본전이다.
변한 대로 죽 가도 될 것 같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다시 바꾸더라도 몇 달간은 맹물로 머리감기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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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