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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친정집

by Aphraates 2020. 9. 7.

저녁 식사를 마치고 창가에 서서 태풍이 지난 후의 노을지는 삼천포 해안선과 지평선 쪽을 바라본다.

원룸 사택 바로 앞에 있는 "친정집" 식당 간판이 가물가물하다.

발전소 현장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우럭구이, 동태탕, 두루치기, 김치백반에 소맥을 곁들일 수 있는 실비집이다.

삼천포에 산지 일년 반이 지났지만 몇 번 안 가봤다.

그래도 조그맣고 정겨운 옴팍집이다.

저녁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지금은 목동지구 부자 동네로 변신한 영등포 양남동 오목교 다리 건너 신정동의 109번 시내버스 종점이 그리워진다.

소주 한 잔은 고사하고 수구레 국밥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눈물겨운 시절을 보내면서 오가던 그 곳이다.

차가 끊길 즈음에 전파사에서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이 흘러나오면 우두커니 서서 듣던 자신의 모습이 회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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