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치고 창가에 서서 태풍이 지난 후의 노을지는 삼천포 해안선과 지평선 쪽을 바라본다.
원룸 사택 바로 앞에 있는 "친정집" 식당 간판이 가물가물하다.
발전소 현장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우럭구이, 동태탕, 두루치기, 김치백반에 소맥을 곁들일 수 있는 실비집이다.
삼천포에 산지 일년 반이 지났지만 몇 번 안 가봤다.
그래도 조그맣고 정겨운 옴팍집이다.
저녁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지금은 목동지구 부자 동네로 변신한 영등포 양남동 오목교 다리 건너 신정동의 109번 시내버스 종점이 그리워진다.
소주 한 잔은 고사하고 수구레 국밥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눈물겨운 시절을 보내면서 오가던 그 곳이다.
차가 끊길 즈음에 전파사에서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이 흘러나오면 우두커니 서서 듣던 자신의 모습이 회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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