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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연구 硏究

by Aphraates 2020. 10. 11.

연구소와 연구원이라면 과학 기술계 위주로 생각했다.

연구원도 과학자나 기술자만 생각했다.

각종 인문사회계 학술 연구소와 연구원이 있지만 뭘 연구한다는 것인지 신뢰가 안 갔다.

그 분야에도 연구개발은 구색 맞추기로 또는, 관련 분야 인재들을 포용하기 위한 제도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졌었다.

인문사회계를 좋아하면서도 이공 과학 기술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면서도 대개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옳은 생각이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짧았다면서 인식을 달리한 것이 오래됐다.

1+1=2라는 식의 명확하고 합리적인 답이 나오는 분야의 연구가 중요하지만 어쩌면 1+12가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0이나 100이 되는 식으로 불명확하고 비합리적인 답이 나올 수도 있는 분야의 연구가 더 어렵고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최근 상황도 그렇다.

우리의 현안으로 떠오른 이태리, 연평도, 미중일소 건에 대하여 진단하고, 평가하고, 이행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문사회 계통의 연구소와 연구원들이 더 많아야겠고, 알게 모르게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거기도 연구소와 연구원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한 가닥 깔고 대하던 것이 영 미안하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차분하게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야지 비전문가들이 부산하게 즉흥적으로 나설 일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투명 인간처럼 안 보이는 손이 나서야지 숨길 것이 뭐 있느냐며 왼손과 오른손은 물론이고 팔다리도 다 아는 식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섰다 하면 적대적으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군이 나서는 것도, 좌우로 갈라진 사고에 편향된 정치인이나 사상가가 열심히 하는 것도, 감성적이고 인도적일 수밖에 없는 탈북자나 월북자 관계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해득실 계산이 확실해야 하는 경제인이나 교역자가 적극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것도......, 비전문가가 아닌 전문가가 나서서 전체를 보고 조심조심 해야 할 분야가 많기도 하다.

 

얕은 지식과 경험으로 풍문으로 들었소에 편승하여 부화뇌동할 것도 아니고, 깊이 알고 관여하면서도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싫다며 보신주의로 묵언 수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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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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