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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지조

by Aphraates 2020. 10. 21.

지조를 품은 사람은 부정·불의를 행하지 않고, 부질없는 명리(名利)를 탐내지 않고, 태도를 표변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봤다.

성현의 가르침일 수도 있고, 동네 할아버지의 이야기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누가 말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누구든지 알고 행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어록이다.

 

지조를 지킬 필요가 있다.

자기 신상과 가는 길을 놓고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 안 된다.

특히 대인이거나 대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간보는 이중간첩이나 변화무쌍한 카멜레온 같은 모드로는 임시방편은 몰라도 항구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유아독존의 독고다이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역행해가면서까지 그러는 것은 위험하다.

시류에 순응은 하되 갈 길은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변신은 유죄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였듯이 변절도 해본 사람이 한다.

습관적인 것은 아닐질도 그런 인자가 몸과 맘 속에 잠재하고 있는 거다.

 

계산을 해본다.

달리던 열차가 고장 나서 탈선하면 뒤처진다.

(0.5) 이상은 불리하다.

직진하던 열차가 우회하여 전향하면 늦어진다.

역시 반(0.5) 이상은 불리하다.

직진하던 열차가 탈선도 하고 전향도 하면 반에 반 이상으로 손해다.

계산식으로는 0.5X0.5=0.25이니 1/4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순탄하게 달리던 열차가 넘어지고 빙 돌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확률은 그만큼 팍 낮아진다.

그 정도면 존재의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망한다는 이야기다.

 

가지 자세요, 가지 마세요.

제발 가지 말라고 애원을 해도 그 길을 가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실수하는 것이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여러 사람한테 안타까운 일이다.

 

실수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실점을 만회해보려고 안간 힘을 쓴디.

잘 안 되는 거 같다.

노력한 만큼 안 나오는가 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안 되는 것에 힘쓰는 것은 경우에 어긋나는 것이다.

거기에다 한 수 더 떠 내 것으로가 아니고 남의 것을 빌거나 깎아 내려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은 더 안 되는 것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사람만 구차하게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예전 그대로 가고자 하니 끊어진 철길이나 돌아가는 철길이나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말리지 마, 나는 간다.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래, 가려면 가.

누가 말린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

 

고기는 놀던 물에서 놀아아 하는데 자의든 타의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떠나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거기에다가 좋게 떠나는 것이 아니라 떠나면서 놀던 물에 눈을 흘긴다거나 침을 뱉어야 한다면 피차가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 경우를 가끔 본다.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지만 영 보기 안 좋다.

돌출이라 하기도 하고 기행이라고도 한다.

떠나는 사람들은 충정이라 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배신이라 한다.

뭣이 옳은 소리, 쓴 소리인지 모르겠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대열을 이탈하여 돋보이는 것이 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나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으로는 안 보인다.

함께 가기 어려워 가던 길을 벗어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니 이 길 저 길 넘나들며 못 가고 안 가본 길을 두루두루 경험하는 것은 안 좋아 보인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영화? 실제?

무슨 일을 하든 소신과 지조가 확실했으면 좋겠다.

진언인지 허언인지 모르지만 신파극에서나 나옴직한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라는 대사 같은 것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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