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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가봐야지, 경북

by Aphraates 2020. 10. 22.

취미가 뭔가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그렇게 물어보면 무슨 답이 나올까.

보고, 먹고, 체험 거리가 풍부한 요즈음은 상당히 구체적이고도 독특한 것들이 많다.

신세대들은 자기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기도 한다.

구세대들은 달랐다.

여가를 즐길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누구한테라도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답이 비슷했다.

두루뭉술한 모범 답안 같기도 했다.

취미라고 뽑은 대표적인 것이 독서와 여행이었다.

별다른 것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대답이 나온다는 것은 그것들조차도 잘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소박한 취미생활도 할 여력이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못하기 때문에 못 하는 것에 대한 동경심이 크고, 그 꿈을 먹고 살기도 하고,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반발로 일탈을 하기도 한 것 같다.

 

미당 선생도 여행을 좋아한다.

종종 하기도 하고, 더 하고 싶어도 한다.

국내외 방방곡곡을 훑고 다닌 것은 아니나 웬만한 사람 못지않게 많이 다닌 편인데 단출하게 소박했다.

 

가고 싶은 곳이 많지만 어렵게 됐다.

국내는 그래도 다닐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해외는 어려울 거 같다.

전에는 돈과 시간이 없어서 못 했고, 이제는 코로나 악재가 하나 더 붙어서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코로나가 해소되고 나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그때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거나 먼 산과 바다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나이가 될 테니 그냥 저물어가는 것이다.

 

그냥 물러서기는 싫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국내라도 다녀볼 참이다.

전국 시군구(市郡區) 수가 228개라고 한다.

거의 다 가봤지만 안 가본 곳이 있다.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 경인 지역은 인천 옹진군(백령도) 하나다.

전남 쪽과 경남 쪽에 안 가본 곳이 몇 군데 있었지만 삼천포를 오가면서 다 가봤다.

경북 쪽에 안 가본 곳이 몇 군데 있다.

그냥 길 따라 지나친 영남 동북부 양반고을 인근이다.

그쪽은 출장이나 여행 목적으로 갈 일이 없었다.

3사관학교의 영천시, 마늘과 컬링의 의성군, 재담꾼 정봉주 씨가 농활 하던 봉화군, 전유성 씨가 소싸움 하던 청도군, 이장희 씨가 안착한 울릉군(울릉도)은 못 가봤다.

 

가야지가 삼 년이어서는 안 된다.

삼천포에 있는 동안 좀 부지런 떨고 관심을 가지면 특별한 계획이나 돈 안 들이고 얼마든지 취미생활의 하나인 국내 여행을 완성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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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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