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어서 와, 빨리 가

by Aphraates 2020. 11. 25.

공평한 것인지 아니면, 불공평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디서는 빨리 가라고 등을 떠민다.

또 어디서는 어서 오라고 손을 잡아끈다.

가라고 해서 쉽게 갈 것도 아니고, 오라고 해서 쉬이 올 것도 아니지만 이루어지기 위하여 부단한 밀당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한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고, 가라는 곳은 없어도 올 곳은 많다.

 

자영업의 소상공인들은 소비와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첨단 중화학공업 분야는 역대급 프로젝트를 수주하는가 하면 생산과 수출증가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식시장은 신저가와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희비가 엇갈린 서프라이즈를 외치고 있다.

잘되는 집은 너무 잘 돼 야단이고, 안되는 집은 너무 안 돼 아우성이다.

어른들은 짚신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자식으로 둔 부모 시멍일 것이다.

어떻게 하여 둘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상생(相生)하게 할 수 있을 것인지 고심이 클 텐데 언제 어디에서나 영원히 완결될 사안이 아닌 딜레마라는 것이 더욱더 고심을 크게 할 것이다.

 

사람을 구하고 일을 하는 고용은 상호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미묘한 문제가 될 수가 있다.

이상하게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조심스럽게 구직과 구인을 중재하고 있다.

그게 무슨 큰 비밀이라고 쉬쉬하면서 그러느냐고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것이니 공개적으로 화끈하게 하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미당 선생 처지는 그게 아니다.

최종적인 결정은 양측에서 하는 것이니 깊이 관여하거나 무리는 안 한다.

우락부락한 사나이가 아가씨에게 속삭이며 다가가듯이, 아가씨 젖가슴을 만지듯이 부드럽게 하다가 신속정확하게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라는 사격술(射擊術) 준칙을 적용하는 것처럼 한다.

 

어서 와.

다정하게 손을 이끄는 어디선가 본 프로그램 같다.

 

빨리 가.

매정하게 등을 떠미는 어디선가 듣던 소리 같다.

 

 

너무 야박하게 할 것이 아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그런 자연스러운 인적 교류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날들이었으면 한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님 덕에  (0) 2020.11.26
꿀 보직  (0) 2020.11.25
세상을 넘나들며  (0) 2020.11.24
한평생이 반평생으로  (0) 2020.11.23
예외, 사절  (0) 202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