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선거구에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이 있다.
땅따먹기하는 것도 아니고 희한한 선거구다.
한참 아래에 있는 멀쩡한 춘천이 왜 찢어져 거기에 끼이고, 몇 개 군인가 합쳐서 한 개 선거구로서 서울의 몇 배가 되는 넓이였는데 어찌 그리 이상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복합 선거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구를 위한 복합단지인지 모르겠다.
적법을 가장한 편법이 아닌지,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든다.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은 강원도 북쪽의 휴전선 지역 접경지대다.
철의 삼각지, 화살머리고지, 백마고지, 평화의 댐, 고성 산불이 생각난다.
거기를 잘 모르는 사람은 거기가 남이냐 북이냐 하고 묻는 일도 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개방된 폭이다.
미당 선생이 경기도 파주, 동두천, 연천 일대 중부 전선에서 근무하던 때는 동부전선인 철원 쪽으로 가는 길이 막혀있었다.
도로고, 철로고, 오솔길이고 경기도 대광리와 신탄리가 끝이었다.
철원을 가려면 서울 마장동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춘천인가 포천인가로 빙 돌아서 가야 했다.
애착이 가는 그곳이다.
그런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단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안 어려운 곳이 없겠지만 지역적인 취약성 때문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팍 찌그러진 선거구도, 인제 그만 들어갈 만도 한 코로나도 봐주는 것이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모양새다.
사방팔방으로 날아오는 155mm 폭탄은 얼마든지 막아냈는데 코로나 폭탄은 피할 수가 없는 형국이란다.
주요 경제활동의 한 축인 군인들의 영외 출입이 금지되어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우리는 특별히 더 어려우니 좀 더 생각해달라고 지원을 요청하지만 듣는 사람들 맘만 아프고 바쁘다는 것은 누구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어떻게든 이겨내야 할 텐데 군사 작전하듯이 전광석화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니 답답하기만 한 것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접경지대 라는 기사를 보니 가슴 아프다.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청한다.
언론에서 좋은 지적을 해줬는데 좀 더 효과적이고 희망적인 대안도 곁들였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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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