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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도와주세요

by Aphraates 2020. 12. 1.

도와주세요.

영어로는 헬프미(Help Me).

 

자주 듣는 소리다.

아무도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것처럼 정말로 어려움에 부닥쳐서 살려달라고 애타게 하소연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으로 아무나 붙잡고 그냥 도와달라고 일상적으로 해보는 소리일 수도 있다.

 

어제저녁이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뒤편의 텔레비전에서 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어찌나 애처로운지 소름이 끼치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

얼른 뒤돌아보니 부산 시장 권행이 노란 비상 근무복을 입고 시민을 향해 담화문을 발표하는 화면이었다.

수능 시험은 며칠 후인데 유독 더 창궐하는 부산지역에 코로나 대응 3단계로 발표하면서 오랫동안 시험 준비를 해온 수만 명의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며칠만이라도 외출과 모임을 삼가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는 간절한 호소였다.

그 표정이 진지한 것을 넘어 누가 톡 치기라도 하면 와락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았다.

 

어차피 출퇴근 이외는 두문불출할 생각이었다.

그 다음은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수능이나 끝나야 뭔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코로나에 대응하여 행동거지 하나라도 더욱더 철저히 지켜야겠다는 각오가 됐다.

온 국민이 무난한 수능을 위하여 눈물겨운 투쟁을 하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이번 주 대전에 가는데 경상도로 갈까요 전라도 갈까요 하면서 궁리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 될 말이다.

곧바로 가든 거꾸로 가든 일단 수능일 목요일이 지나서 생각하기로 했다.

 

모두가 노심초사 그 이상일 것이다.

수험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당국 특히, 만전에 온 힘을 다하느라고 얼굴이 핼쑥할 정도로 노력하는 교육 부총리를 생각하면 직접 도와주진 못할지라도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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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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