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영어로는 헬프미(Help Me)다.
자주 듣는 소리다.
아무도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것처럼 정말로 어려움에 부닥쳐서 살려달라고 애타게 하소연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으로 아무나 붙잡고 그냥 도와달라고 일상적으로 해보는 소리일 수도 있다.
어제저녁이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뒤편의 텔레비전에서 “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어찌나 애처로운지 소름이 끼치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
얼른 뒤돌아보니 부산 시장 권행이 노란 비상 근무복을 입고 시민을 향해 담화문을 발표하는 화면이었다.
수능 시험은 며칠 후인데 유독 더 창궐하는 부산지역에 코로나 대응 3단계로 발표하면서 오랫동안 시험 준비를 해온 수만 명의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며칠만이라도 외출과 모임을 삼가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는 간절한 호소였다.
그 표정이 진지한 것을 넘어 누가 톡 치기라도 하면 와락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았다.
어차피 출퇴근 이외는 두문불출할 생각이었다.
그 다음은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수능이나 끝나야 뭔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코로나에 대응하여 행동거지 하나라도 더욱더 철저히 지켜야겠다는 각오가 됐다.
온 국민이 무난한 수능을 위하여 눈물겨운 투쟁을 하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이번 주 대전에 가는데 경상도로 갈까요 전라도 갈까요 하면서 궁리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 될 말이다.
곧바로 가든 거꾸로 가든 일단 수능일 목요일이 지나서 생각하기로 했다.
모두가 노심초사 그 이상일 것이다.
수험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당국 특히, 만전에 온 힘을 다하느라고 얼굴이 핼쑥할 정도로 노력하는 교육 부총리를 생각하면 직접 도와주진 못할지라도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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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