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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매품팔이

by Aphraates 2020. 12. 2.

남의 일을 대신해주고 얼마나 받았을까.

 

상갓집에서 대신 울어 주는 사람 곡비, 매를 대신 맞아 주는 사람 매품팔이 대장, 오물을 치워주는 똥장수, 사람을 업거나 짐을 지고 시내를 건넌 뒤 품삯을 받던 월천꾼은 역시 가장 하층민인 천민들이 도맡아 했을 테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보상은 됐던 것 같다.

신분 계급 사회의 어두운 면이기도 하지만 돈을 받고 뭔가를 대신해주는 것은 노동을 제공하고 자본가로부터 일정한 임금이나 대가를 받는 자본주의 이론에도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매품팔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소리는 선한 사람한테나 통하는 말 같다.

악한 사람에게는 헛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다.

그런 눈물겨운 거래도 있었다.

지금도 다른 형태로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갑을관계 논란이다.

그래도 일정 투명성과 형평성은 있어 보인다.

하나를 제공하면 하나를 받고,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주는 등식이 성립되어 수요와 공급의 거래가 계속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세상이 좋아질수록 공평해야 한다.

그를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하나 그게 어려운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것이다.

오늘은 그럴지라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면서 후일을 기약하지만 기약하는 것으로 끝나고 새로운 기약이 또다시 시작되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실천과 가슴은 안 보이고 입과 잔머리만 굴리는 데서 비롯되는 폐해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

댁은 좋은지 모르지만 남들은 지옥이라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백주에 버젓이 벌어진다.

 

만취 운전사고가 연시 보도되고 있다.

이해가 안 된다.

관용과 용서는 안 될 것 같다.

만취 난폭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불특정인의 신체와 자산에 손해를 입혔다면 가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겠다.

손해를 입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리하자고 약속한 것을 어긴 국가 사회에 대하여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무지한 사람이 부득불 불가피하게 일으킨 극히 드문 사고라면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아니다.

알만한 사람이 상습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세상을 비웃듯이 하여 사고를 낸다면 합당한 응징을 받아야 마땅하다.

간단히 말해서 알거지가 되어 패가망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재산상으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압박을 가하고, 신체와 정신적으로는 다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옥죄어야 한다.

안 그러면 만지면 커지는 것처럼 자꾸 늘어나고 커질 것이다.

 

하루에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과속 난폭운전을 하면서 스릴을 느낀다는 외제 고급 승용차 운전의 부잣집 자식들에게도 같은 논리로 취급해야 한다.

교통 법규를 지키고 안전 운전을 하는 대다수 사람한테 불안감과 위험 감을 초래하면서도 즐겼다면 그만한 대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고급 차 값이 몇 배가 되는 벌금을 부과한다거나 재산의 몇 프로를 보상금으로 물어내도록 하여 즐겁게 살려고 하다가 눈이 쑥 들어가도록 손해를 봤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처벌이 만능은 아니다.

그래도 개념 없는 사람들한테는 할 수 없다.

그만한 경고와 제재가 필요하다.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만취 운전자의 차 사고로 인하여 중상을 입거나 사망을 하여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다는 뉴스를 보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각종 교통 법규가 생겨나도 별수가 없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그런 사고를 내는 족속들은 어떻게 태어난 것이고, 뇌 구조가 어떻게 됐다는 것인지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방심하다가 무심결에 서고를 낼 수도 있긴 하지만 그조차도 엄격하게 자제되고 통제되어야 하는데 술을 입으로 먹은 것이 아니라 OOO으로 들이켠 것처럼 미치광이가 된다면 아니 될 일이다.

 

조선 시대의 곡비(哭婢), 매품팔이(代杖), 내외(內外), 조방(助幇)꾼이 공평했다고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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