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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학폭

by Aphraates 2021. 2. 17.

쌍둥이 자매 프로 여자 배구선수의 학폭 문제가 불거졌다.

정예 엘리트 위주의 스포츠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불편한 진실로 잠수했던 미투 문제가 들춰지는 것과 비슷하다.

문화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의 한 축인 승리나 실적 만능주의 또는 1등 지상주의로 이어지는 군모술수와 치맛바람의 후폭풍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나, 체육계로나, 국가 사회적으로나 큰 망신이자 큰 손실이다.

그러나 좌절과 실망은 금물이다.

기왕 수면 위로 올라온 부당한 일들이니 발본색원하 명백히 규명되고 해결되어 종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가해자 위주였다는 과거 스포츠계 폭력 처리에서 피해자 위주로 전환하는 시발점이라는 평가에서 고개가 끄떡여지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자세한 내용은 알 거 없다.

섣부르게 알면서 입방아 찧고 부화뇌동할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이나 관계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비학폭1, 다음
비학폭2, 다음

다만 어떤 상황이었는지 살펴보고 추론을 해볼 필요는 있다.

 

자매는 1996년생이다.

초등학교 때부터라면,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중학교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면 1996+7=2003년도부터다.

중고등학교 아이들 학폭이라면,

2003+6=2009(중학교 시절)부터 2009+3=2012(고등학교 시절)까지다.

사회인 성인들 폭력이라면,

대학교는 안 다니고 바로 프로에 입단한 것으로 돼 있으니 2012+3=2015년부터 현재까지다.

 

학폭 문제를 제기할 만한 시절이었다.

아이들이 놀다 보면 이마빡 터지게 싸울 수도 있고, 한창 커나가는 사춘기 학생들 사이에서 일진이나 왕따 같은 거 안 겪어본 학생들이 얼마나 되겠냐며 다 그런 것이니 너무 걱정하면서 미주왈고주왈 따질 때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린 세월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아니라 성 문제로 비화한다.

털끝 하나만 건드려도......,

쐐기처럼 고개를 흔들거나 뒤통수를 감싸고 병원에 입원하는 판이다.

 

그런데 상급생이 하급생을 때리거나 상급자가 하급자를 구박한다.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중대 범죄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상사가 대장을 고발하고, 판사가 대법원장 대화를 녹음하고,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과 맞짱 띠자고 하는 연장 선상에서 생각해봐도 학폭 문제는 작은 것일지라도 그냥 넘어가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과 역지사지(易地思之).

내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해서 너무 쏴붙여도 아니 되고, 내가 불리한 상황에 있다고 해서 너무 코너로 몰려도 안 된다.

이럴 때는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중간에 서고, 이해 상관에 무관심하다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초연한 것이 좋다.

다 지난 일이니 과거를 묻지 말라는 것으로 얼버무릴 것도 아니다.

실수와 오해가 있다면 토를 달지 말고 쿨하게 사죄하고, 그 사죄를 흔쾌히 받아주는 것이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자 여파를 줄이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길임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되는 안 좋은 이야깃거리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다.

그러니 타산지석으로 삼아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제삼자도 너무 확대재생산으로 침소봉대하여 동동거리거나, 너무 축소지향으로 비밀스럽게 하여 음흉하게 하지 말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겠다.

다른 한 편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정보기관의 불법 사찰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아무리 당위성을 인정한다 해도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조직내지는 권력의 폭력이다.

그 역시도 야단법석 떨며 소란피우지 말고 가해자와 피해자와 국민이 수긍할 정도로 원만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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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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