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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임자

by Aphraates 2021. 6. 23.

임자.

 

사전 검색을 해보니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주인 :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

荏子 : 들깨

자네 :

친한 사람 사이에 자네라는 뜻으로 조금 높여 가리키는 말

나이가 좀 많은 부부 사이에서 남편이 아내를 부르는 말

壬子 : 육십갑자의 마흔아홉째

 

실제로 그리 사용하셨든 아니면, 드라마에서나 그런 것인지 모른다.

고 박() 대통령께서 아랫사람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을 호칭할 때 임자(You)라는 말을 자주 쓰셨다고 한다.

, 실제로 그리하셨다면 자네라는 뜻의 정중한 표현이 아닌가 한다.

 

박 대통령님과 정 회장님, 다음

우리는 임자라는 말을 이렇게도 쓴다.

임자를 만났다.

임자를 못 만났다.

잘 다룰 수 있는 주인을 만나 제구실을 하거나 못 한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은인을 만났다거나 천적을 못 만났다는 상반된 의미로 쓰이는 것이다.

 

저 사람 안하무인으로 무한 질주하더니 임자를 만났다.

그 사람 천방지축으로 좌충우돌하는데 아직 임자를 못 만났다.

조직의 쓴맛을 봐야 한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상대를 디스하는 그런 말이 오고 간다면 불행이다.

앞이 캄캄해지는 것이다.

통탄할 일이다.

어쩌다가 그 지경에 이르러 수습하기 어려운 종국으로 치닫고 있는가.

사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하나 이겨봤자 상처뿐인 영광일 텐데 왜 그런 갈등과 분란을 일으켜야 하는지 답답하다.

너도 잘못이고, 그대도 잘한 것이 없다고 질타하는 양비론(兩非論)을 말하기도 그렇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Old habits die hard

Used to say that it is difficult to make people change their attitudes or behavior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을 바꾸기 힘들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로 안 좋게 쓸 수도 있다.

 

습관이라 봐도 될 것 같다.

 

좋은 습관이 안 바뀌면 오죽이나 좋을까.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때는 잘 안 쓴다.

보통 나쁜 의미로 쓰일 때 말하는 속담이다.

 

가출과 이혼도 해본 사람이 한다.

도박과 외도와 싸움도 하는 사람이 한다.

배신과 변절도 유전자가 있는 사람이 한다.

 

처음 발을 들여놓기가 어렵지 한번 시작했다 하면 술술 잘도 한다.

아무리 개과천선한다 해도 바뀌기 쉽지 않다.

 

한술 더 뜬다.

선전 선무도 한다.

기교를 부리며 노하우도 축적한다.

안 좋은 길을 가면서 갖가지 해명과 변명을 한다.

돌고 돌아봐야 본색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긴말해 봐야 구차하게 들릴 따름이다.

 

정계를 은퇴하겠다.

사표를 내겠다.

욕심을 안 부리고 맘을 비웠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

정말로 이번이 마지막이다.

세상없는 일이 있어도 일구이언은 안 하겠다.

정도가 아니면 가질 않겠다.

나는 선이고 나머지는 악이다.

 

각서까지 써가면서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포기는 어렵다.

상황이 변하면 자연스럽게 약속을 깨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임기응변의 면피성 립서비스를 한다.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만세 삼창을 부르기도 하고, 반성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하지만 그거는 다 자기를 위한 술수이다.

 

누가 누구에게 그 모자를 씌우고 누가 써야 하는지 모르지만 이런 말이 오간다.

고난의 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프다.

 

어려움을 끝내주시라 청한다.

아울러 본인을 비롯하여 각자 개개인이 나만이라도 그런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갈 길을 꿋꿋하게 가게 해달라는 소원으로 반성하고 희망하면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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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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