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내려오면서 지리산자락 산청 휴게소에 들렸다.
자판기 커피도 한잔하고, 자판기가 있는 곳에 있는 허준 선생 동산을 눈여겨보고 싶어서였다.
대전과 삼천포를 그렇게 수없이 오가면서도 동산 앞에서 있는 작은 허준 선생 동상만 봤지 뭐 하는 곳인지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미안하여 가본 것인데 여행객과 운전자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 코스 같은 것이 만들어져 있었다.
코스를 돌아보진 않았으나 언제 어디서든 해봐야 할 건강 관리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환절기에 느껴지는 것이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허준 선생이 끌린 것이다.
의문점이 생기기도 했다.
허준 선생은 현재의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2년(?) + 레지던트 3년(?)의 과정을 거친 정식 의사였을까.
신분과 자격이 양의인가 한의인가, 전공이 내과인가 외과인가 하는 점도 궁금했다.
의미 있는 의문인지 무의미한 의문인지 모르지만 그랬다.
하루 만에 또다시 의사를 생각하게 됐다.
맥없이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의사를 구분할 때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일반의, 전문의라고 하는데 단계별로 다 거쳐야 정식 의사가 되는 줄 알았더니 자료를 찾아보니 좀 차이가 있다.
물론 하쿠나 마타타다(Hakuna matata, 스와힐리어, 문제 없다)
전문가들이야 그렇게 분류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일 테니 일반인들이야 그런 거와 관계없이 병만 잘 고쳐주면 유능한 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병원 간판만 보고 또는, 소문만 듣고 이리저리 병원을 찾거나 옮겨 다니는 사람들도 있긴 하나 그도 아픈 사람으로서 얼마든지 그럴 수 있으니 있는 대로 되는대로 나아가면 될 것이다.
추분 즈음이면 미당 선생은 돌팔이 이비인후과와 안과 전문의가 된다.
귀가 아프고, 콧물이 나고, 목이 뻐근하고, 기침이 나오면 내과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비인후과를 찾는다는 것처럼 냉온으로 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비인후과와 안과 현상을 이겨내기 위하여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등에 두꺼운 옷을 얹히는 처방과 조제를 스스로 하는 것이다.
체질이 그런 것 같다.
추분 전날만 해도 멀쩡하다가도 추분 날만 되며 기다렸다는 듯이 코가 맹맹하고 눈이 가렵다.
그럼 눈치를 챈 데보라가 따뜻한 물을 가져와 조금씩 마셔가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콧물과 재채기가 나와 조심을 한다.
보일러라도 틀어 방을 따뜻하게 하면 단박에 치료가 되지만 겨울도 아니고 샤워를 하는 것도 아닌데 남사스럽게 보일러를 펑펑 땔 수도 없는 데다가 그런 상태에서 밖에라도 나갈라치면 더 심해져 중무장을 하고 서서히 적응하는 것이 약한 면이 있는 체질을 커버하기 위한 고유 브랜드의 치료법이다.
건강에 대하여 적당한 관심이 필요하다.
조금 아프다고 쪼르르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은 너무 넘치고, 병은 초기에 잡아야 하는 데 그리 미련 맞게 참는 것은 너무 모자란다.
둘의 중간쯤에 서 있으면 좋을 텐데 그도 사람마다 체질마다 다르니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인 각자 알아서 적절하게 몸 관리를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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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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